오피니언 사설

[사설] 매일 1억달러 쌓이는 무역적자…산업 구조 리셋할 때다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 무역수지는 102억 1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4년여 만에 5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기간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났고 수입액은 22.1% 급증했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 적자 누적 규모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인 254억 7000만 달러(약 34조 원)에 달했다. 매일 평균 1억 달러 이상씩 무역 적자가 쌓인 셈이다. 재정 적자와 경상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 비상등이 켜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했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1% 내린 2462.50에 장을 마쳤다.



수입액이 급증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폭등 탓이 크다. 일각에서는 수입액 증가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신냉전과 블록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으로 무역 적자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무역수지가 5월 이후 석 달 연속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의 내수 강화 정책에다 중국 기업들의 생산능력 및 품질 경쟁력이 향상돼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양국 간 기술 격차 축소 및 일부 기술 역전 등으로 대중 무역 적자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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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는 길은 기술 초격차 확보와 인재 육성으로 첨단 신산업을 육성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종합 대책에 금융·세제 지원 확대와 공급망·시장 다변화 등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근본 처방을 담아야 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가 앞장서 ‘수출 한국’ 부흥의 비전을 다듬고 노동·규제 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구조 리셋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총성 없는 글로벌 경제·기술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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