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자두야’를 방영한 방송사에 ‘외모지상주의와 성차별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내린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A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재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지난 1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사가 약 10년 전 제작한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는 2020년까지 복수의 방송사에서 방영됐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 애니메이션 속 대사들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크림을 발라라”,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 “공부 잘해도 못생기면 결혼도 못 하는 세상이다”, “처음부터 예쁘게 낳아줬으면 됐잖아" 등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해 1월 방송사 3곳에 가장 낮은 수위의 제재인 ‘주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사는 방송사들에 내려진 주의 제재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안녕 자두야 제작 시기가 10년 전이어서 국민 다수의 정서와 시대 감성이 지금과는 다른 만큼, 지금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에피소드 중 8분30초간 외모지상주의와 여성의 상품화를 조장하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며 “주 시청자인 어린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전에 제작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A사 측 주장에 대해선 “에피소드가 과거를 배경으로 한다 해도 지금의 관점에서 현재의 어린이에게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