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갤Z4 등장에 '불법보조금' 고개…2년만에 '번호이동 전쟁' 총성

[갤Z4 등장에 '불법보조금' 고개…이통시장 경쟁 서막]

사전 개통 첫날 "보조금 50만원 추가"…방통위 경고 나서

하루 이통사 번호이동 1만8000건…전일 대비 두배 '껑충'

5G중간·이심 요금제, 신형 스마트폰 출시, 토스 알뜰폰 진출

하반기 이어지는 이벤트에 번호이동 본격화 '9월대전' 전망

5G 가입자 증가에 5G→5G 전환 가속화도 번호이동 경쟁 자극

삼성전자의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폴드4)와 '갤럭시Z플립4'(플립4) 사전예약 개통이 시작된 23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에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삼성전자의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폴드4)와 '갤럭시Z플립4'(플립4) 사전예약 개통이 시작된 23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에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번호이동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경쟁 업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과다한 보조금 지원에 시장 규제기관이 경고에 나서는 등 이미 번호이동 경쟁 시장에 진입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5세대(5G)중간 요금제와 이심(eSIM) 기능의 출현, 그리고 알뜰폰 사업자의 확장까지 어우러지는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몰리면서 번호이동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 나온다.

24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신형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4’와 ‘Z폴더4’의 사전 개통 첫날인 지난 23일 한 이통사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장을 과열시킨다”며 구두 경고를 받았다. 앞서 방통위는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개통에 앞서 이통3사에 불법 보조금 제공 등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해당 이통사는 50만원 정도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상당수의 경쟁업체의 가입자를 빼앗아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은 물론 리베이트까지 확대한 것은 최근 정체된 시장 상황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사례는 기존 기기변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기반으로 한 번호이동 시장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기기 교체시 타 통신사로 옮기는 경우인 번호이동은 이통 시장 경쟁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다. 실제 지난 23일 하루에만 1만8558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했다. 보조금을 확대하며 경쟁에 나선 해당 이통사만 가입자를 경쟁 업체로 부터 빼앗아 오며 순증했고 나머지 이통사는 순감했다. 전일인 22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7249건으로 하루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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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여간 이통 시장은 별다른 경쟁이 없는 기기변경 위주의 시장이었다. 지난 6월 한달간 번호이동 건수는 37만4998건에 그친 반면 기기변경은 2배 가까운 69만5219건에 달했다.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G 서비스로 전화되는 시기와 맞물리며 별다른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도 5G 이용자들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이통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5G 중간·이심 요금제와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이러한 변화의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이 월 24GB에 5만9000원의 중간요금제를 내놨고, 이어 KT(030200)가 30GB에 6만1000원, LG유플러스(032640)가 31GB에 6만1000원의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다.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존 고가 요금제 위주의 5G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간 요금제가 나온 것이다. 5G 시장에 진입하려는 LTE 사용자는 물론 고가 요금제에 부담을 느꼈던 기존 사용자까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간요금제 출시일이 신형 Z플립과 Z폴더 출시와 맞물리면서 요금제 이동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또 Z플립과 Z폴더 부터 지원되는 이심도 번호이동 시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듀얼심 사용으로 하나의 기기로 2개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어 사용자의 사용 용도에 맞는 요금제를 가진 다른 이통사 요금제나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번호이동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14도 당초 예상 보다 이른 9월 중순께 출시 될 것으로 보여 이통사간 경쟁을 더욱 자극할 전망이다.

이르면 10월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모바일 금융 서비스 기업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도 번호이동 경쟁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2200만명의 가입자 규모는 물론 전체 20대의 84%인 55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토스가 이통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가입자를 지키기 위한 기존 이통 사업자의 경쟁은 필연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이통사들의 5G 가입자 비중이 50%(6월말 기준)를 넘어서면서 번호이동 시장으로의 전환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2458만명인 5G 가입자는 연내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LTE에서 5G로의 전환 보다 5G에서 5G로 전환되는 시장으로 변화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사 3G·4G 가입자를 자사 5G로 전환시킨 기기변경 위주의 시장이었지만 5G 가입자의 급격한 증가로 이제는 경쟁 업체 5G 가입자를 뺏아오는 번호이동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이통사들의 마케팅도 더욱 가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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