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소상공인에 58조 긴급 지원…골목상권 '산업화'도 속도낸다

[尹, 암사시장서 비상경제회의]

"소상공인 챙기기, 국가 존재 이유"

자영업 등 채무 재조정 지원 주문

기업화·로컬상권 브랜딩도 추진

'라방' 참여 참기름 판매 돕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한 반찬 가게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된 상품을 들고 공동 배송 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한 반찬 가게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된 상품을 들고 공동 배송 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기업가형 소상공인들의 점포 육성을 지원해나가겠다”며 소상공인·자영업의 기업화 전략을 지시했다. 또 긴급 대응 플랜을 통해 1000조 원 규모로 늘어난 소상공인 채무 조정 지원도 주문했다. 정부 부처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58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과 기업형 소상공인 육성, 전국 상권을 지역 명소로 로컬(local) 브랜드화하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제6회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상목 경제수석,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 이윤숙 네이버쇼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본 뒤 “어려운 환경에서도 활기찬 시장 풍경이 정말 인상 깊었다”며 “특히 온라인플랫폼상인조합을 구성해 온라인 장보기, 라이브 커머스, 또 온라인 디지털 시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통시장이 나아가야 될 방향이 어떤 것인지 인상 깊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 최근에는 수해까지 겹쳐서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긴급 대응 플랜을 통해 채무 조정과 신속한 재기를 돕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거듭나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소상공인들도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점포가 어떤 기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운영을 한다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이러한 기업가형 소상공인들의 점포 육성을 위해 지원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684조 원 규모에서 올해 1분기 기준 960조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9월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대출만 130조 원에 이를 정도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빚더미에 몰린 소상공인들을 단순히 구제해주는 데서 나아가 기업가로 도약할 수 있게 확실한 재기의 발판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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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주문에 맞춰 중기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윤 대통령의 ‘온전한 회복’ 기조에 맞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상황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고 긴급 대응 플랜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8조 원 규모의 신규·대환 자금을 공급한다. 대환 자금 8조 7000억 원을 투입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신규 자금 49조 원은 정상 영업 회복과 재창업 수요 등에 활용한다. 9월 만기 연장 조치 등이 종료되는 소상공인 대출의 연착륙을 위해 기존에 밝힌 30조 원 규모의 ‘새출발기금’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또 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10월부터 ‘폐업-채무 조정-재도전 종합 패키지’도 시행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자영업을 기업가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지원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의 정책에서 나아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등을 서비스 산업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의 상권 정보를 빅데이터화한 ‘전국 상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소상공인에게 유용한 창업·경영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도입하고 스마트 결제 인프라도 만든다.

소상공인의 기준도 매출액(업종별 10억~120억 원)으로 단일화한다. 상시 근로자를 많이 채용하면 소상공인에서 제외되는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없애고 고용을 늘릴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강릉 커피거리’와 ‘양양 서피비치’의 사례처럼 상권에 문화와 이야기를 입히는 ‘로컬 상권 브랜딩’도 함께 지원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그동안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생계형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새 정부는 이를 바꾸고자 한다”며 “우리 동네 소상공인이 혁신기업가로 거듭나고 궁극적으로는 벤처·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씨앗이 되도록 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편 재래시장에서 이 장관이 중계하는 라이브 방송에 ‘깜짝’ 참여해 참기름 판매를 도왔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제 (참기름을) 주문했다”며 주문을 독려했다. 라이브 방송 화면에는 윤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참기름·들기름 세트를 든 손만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참관한 자리에서 엄지를 들어올려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참관한 자리에서 엄지를 들어올려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연합뉴스


구경우 기자·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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