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ASML 대표, 10월 화성센터 착공식 참석…이재용과 장비공급 논의

페터르 베닝크 CEO 방한 추진

동탄 신규거점 직접 돌아볼 듯

李부회장과 네덜란드 회동 이후

4개월만에 만남 성사 가능성도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10월 말 한국에 방문해 한국 거점 착공식을 개최한다. 베닝크 CEO는 올 4월 한국에서 화성시장, 반도체 업계 핵심 관계자를 만난 후 6개월 만에 방한해 우리나라 시장을 적극 챙기는 모습이다. 착공식에 이어 삼성전자를 찾아 네덜란드 회동 이후 4개월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다시 만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ASML코리아 측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있을 베닝크 CEO의 한국 방문 계획, 착공식 참석 일정 등을 정부와 업계 관계자에게 공유했다. 이번 착공식은 ASML이 경기 화성시 동탄 2신도시 도시 지원 시설 1만 6000㎡ 부지에 만들기로 한 첨단 노광 장비 트레이닝 센터, 재제조 센터 건립에 관한 행사다. 행사에는 베닝크 CEO와 마르틴 판 덴 브링크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회사 주요 경영진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착공식은 지난해 11월 화성시와 ASML은 재제조·트레이닝 센터를 건립하겠다는 협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한 후 1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ASML의 한국 거점 마련은 최근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맞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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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은 대당 2000억 원을 호가하는 EUV 장비를 연간 40대 안팎으로 생산한다. 이는 수요를 만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생산량이다. 게다가 반도체 수요 증가,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물류망이 마비되면서 장비·부품 납기가 길어지고 있다. 신규 장비 수급은 물론 기존 노광 장비 유지 보수까지 어려워진 실정이다.

한국에 들어설 재제조 센터에서는 첨단 장비 유지·보수, 노광 장비 부품 국산화 작업 등이 이뤄진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네덜란드의 왕래 없이도 핵심 부품을 이곳에서 수급할 수 있다. 공급망 문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EUV 장비 운영·업그레이드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EUV 인력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는 ASML의 트레이닝 센터 투자로 향후 10년간 1000명 이상의 반도체 인력이 양성될 것으로 봤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족한 반도체 인력이 연간 3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재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EUV 분야 역시 국내 최대 반도체 업체들도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의 트레이닝 센터는 이러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베닝크 CEO는 국내 투자를 발표하면서 “ASML이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베닝크 CEO는 이번 방한에서 한양대 반도체 연구 인프라 방문, 고객사와의 만남 일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닝크 CEO가 ASML 네덜란드 본사에서 만났던 이 부회장을 4개월 만에 한국에서 만나 EUV 장비 수급 계획을 논의할 것인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4나노 이하 D램에 EUV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장비 확보전에 뛰어들 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베닝크 CEO는 이 부회장의 출장 당시 차세대 EUV 시스템인 하이-뉴메리컬어퍼처(High-NA) 장비를 소개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페터르 베닝크 CEO와 회동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페터르 베닝크 CEO와 회동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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