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 22국 친구들과 합주하며 음악 진정 즐기는 모습에 자극"

美엔쿠엔트로스 참여 박은수 양

두다멜 오케스트라 2주 교육

올해 한국인 중 처음으로 합류

"대학생 되면 배운 것 전파할 것"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박은수 꿈의오케스트라 단원.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박은수 꿈의오케스트라 단원.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엔쿠엔트로스 프로젝트로 22개국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2주 동안 연주하며 배우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 좋았어요. 모두 하나가 돼 열심히 노력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자극을 받은 건 친구들이 음악을 진정 즐기는 모습이었어요. 저희는 입시 등 문제로 즐겁게만 음악을 할 수 없기는 한데, 그럼에도 음악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즐겁게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 스타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로스앤젤레스(LA)필하모닉 음악감독은 2018년부터 매년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 ‘엔쿠엔트로스’를 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은 집중적인 연습과 워크숍·마스터클래스 등 교육 일정을 소화한 후 대형 야외 공연장 ‘할리우드볼’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연다. 올해는 한국인 중 처음으로 국내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출신의 박은수(18·바이올린·사진) 양이 엔쿠엔트로스에 참여했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함께 무대에 올라서 호흡하고 눈을 맞추면서 음악을 만들어나갔던 그 순간이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자와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 단원들이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자와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 단원들이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 양의 참여는 두다멜 재단이 한국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측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현악 단원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처음 지원할 때 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그는 “합격 소식을 듣고 행복했지만 책임감도 컸다”며 “출국 전날까지 레슨과 연습을 한 덕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다멜을 만나며 꿈을 이뤘다”며 “이번에 함께 연주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많은 이와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이끌어가는 모습을 정말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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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양은 특히 두다멜의 ‘평범하게 길을 걸어갈 때와 다르게 우리는 악기를 지닐 때 무한한 힘을 가진다. 그래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매우 힘이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음악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이 있다는 자신의 믿음과도 일치했을 뿐 아니라 문화·언어가 다른 친구들과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며 음악의 힘이 작용하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박은수 꿈의오케스트라 단원.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박은수 꿈의오케스트라 단원.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 양을 비롯해 세계 22개국에서 온 104명의 단원들은 LA에서 2주간 베네수엘라 작곡가가 만든 ‘엔쿠엔트로스 축제 서곡’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재즈곡 ‘가이아’ 등을 연습했다. 오케스트라 외에도 멕시코·포르투갈·아르헨티나 등에서 온 학생들과 실내악 그룹을 짜서 연주하기도 했다. 처음 할리우드볼에 들어갔을 때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게 믿을 수 없었다는 그는 “세계적 연주자들이 서는 무대에 세계적 지휘자인 두다멜과 공연하는 자체로 다들 신났던 기억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대입을 준비 중인 박 양은 내년에 대학생이 되면 엔쿠엔트로스와 꿈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배운 것들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엔쿠엔트로스를 한 단어로 정의하라는 질문에 ‘희망(hope)’이라고 답했다”며 “이 캠프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느낀 선한 에너지와 감정들을 각자의 나라에서 다시 많은 이에게 전할 수 있다면 이 역시 음악의 힘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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