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 연설에 코스피가 와르르 무너졌다.
29일 오전 9시 12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59.39포인트(2.39%) 내린 2421.6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122억 원, 88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외국인은 219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모두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1.83%)와 SK하이닉스(000660)(-2.52%)가 하락 중이며 네이버(-3.31%), 카카오(035720)(-3.68%) 등 IT 성장주 역시 급락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2.9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01%), LG화학(051910)(-3.08%), 현대차(005380)(-2.84%) 등도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같은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4.34포인트(3.03%) 내린 778.11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26.78포인트(3.34%) 내린 775.67 출발헸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이 홀로 568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8억 원, 176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상위 종목도 모두 무너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94%), 에코프로비엠(247540)(-2.45%), 엘앤에프(066970)(-2.52%), HLB(028300)(-0.43%), 카카오게임즈(293490)(-2.87%) 등 대부분 종목이 약세다.
코스피가 무너진 것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연준의 매파 기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반기 시장의 분수령이었던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은 시장을 공포감에 빠뜨렸다.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유지가 필요하다"며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7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했다는 발표가 연이어 나왔음에도 "단 한 번의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며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의 강경발언에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8.38포인트(3.03%) 떨어진 3만2283.4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이후 석 달만에 최대폭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1.46포인트(3.37%) 급락한 4057.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7.56포인트(3.94%) 폭락한 1만2141.7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연설이 증시에 타격을 줬지만 이 때문에 주식 비중을 적극 축소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정훈 연구원은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은 이미 지난 한달 동안 여러 연준 위원들이 사전에 언급했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며 “실제로 잭슨홀미팅 당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컸으나 환율과 금리는 상대적으로 차분했다”고 진단했다.
잭슨홀미팅 당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서 연구원은 “환율과 금리는 이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선반영해왔다”며 “이번 잭슨홀 연설은 최근 주식시장에 내재됐던 과도한 자신감을 걷어내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1.5bp(1bp=0.01%), 2년물 금리는 3bp 올랐다. 미 달러인덱스는 0.3%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날 나스닥지수의 하락률(3.9%)에 비하면 큰폭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