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고 존폐' 논란 속 서울교육청-국제중 폐지 소송 ‘2라운드’ 결과는

대원·영훈중 지정취소처분 취소 항소심 오늘 선고

시교육청, 올 1월 '판박이 소송' 자사고는 항소 취하

1심선 국제중 勝…교육청 패소 시 상고 여부 관심

'인기 주춤' 외고·국제고 달리 국제중 경쟁률 급증

대원·영훈국제중 .연합뉴스대원·영훈국제중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패배한 뒤 항소한 대원·영훈 국제중학교의 국제중 지정취소 소송 ‘2라운드’ 결과가 30일 발표된다. 최근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에 대한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고 폐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중학교판 외고·국제고라고 볼 수 있는 국제중의 존폐 여부에 교육계 관심이 쏠린다.



◇자사고 갈등 ‘판박이’ 국제중 폐지 소송 항소심 선고=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학교법인 대원학원과 영훈학원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 처분 취소’ 항소심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6월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를 발표하고 서울 대원·영훈국제중을 대상으로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 전국에는 대원·영훈(서울)·부산(부산)·선인(경남)·청심국제중(경기) 등 총 5개교가 있는데, 이들은 5년마다 관할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당시 지정취소 결정은 서울에 있는 대원·영훈 국제중에게만 내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운영상 문제뿐 아니라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사 관련 법령·지침을 위반해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 요인이 됐다"며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과 교육격차 해소 노력도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대원·영훈국제중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에 반발해 2020년 7월 행정소송과 함께 지정취소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이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하면서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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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본안 소송에 대해서도 서울행정법원은 "2020년 서울시교육청이 행정처분한 대원·영훈 국제중에 대한 특성화중 지정취소처분은 위법하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엔 서울시교육청이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했고 이날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교육청-자사고 간 소송전과 판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경희고·배재고·세화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숭문고 8곳을 탈락시켰는데, 이들 학교는 “교육청이 평가에 임박해 기준을 바꿔 학교에 불리하게 심사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심 재판에서 모두 패소하고 곧바로 항소했으나 2심 첫 선고 공판을 일주일 앞두고 취하를 결정했다.

◇교육청 패소 시 상고 여부 관심…외고와 달리 국제중 인기 상승=자사고와 달리 항소를 취하하지 않은 서울시교육청이 1심에 이어 이번에도 패소할 경우 상고를 통해 소송전을 이어갈지 교육계 관심이 쏠린다. 교육청이 자사고와의 소송전에서 전패하자 교육계 일각에선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교육에만 집중해야 할 학교 역시 소송 때문에 행정력과 재판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패소 시 상고 여부와 관련해 “일단 선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학교급은 다르지만 비슷한 성격의 자율형사립고·외고·국제고 등을 대상으로 고교체제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선고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정부는 ‘학교교육의 다양성 보장'을 위해 자사고를 부활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외고에 대해선 폐지 또는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제중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당시 대선 공약이나 국정과제에서 언급된 적은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일괄 폐지토록 했으나 국제중에 대한 별도 정책을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교육계는 교육 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자사고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국제중 역시 폐지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제중은 지원자가 줄고 있는 외고·국제고와 달리 폐지 논란 속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국제중은 지정 취소 논란이 일었던 2020년에 실시한 2021학년도 모집에선 경쟁률이 주춤했다가 지난해 모집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수도권 국제중인 대원·영훈·청심국제중 3곳의 평균 경쟁률은 2021학년도 10.35대 1에서 지난해 11.03대 1로 올랐다. 공립인 부산국제중 역시 13.92대 1에서 지난해 16.82대 1로 껑충 뛰었다. 2021학년도 경쟁률을 밝히지 않은 경남 선인국제중의 2022학년도 경쟁률은 2.00대 1이다. 반면 최근 3년간 전국 외고 30개교의 평균 경쟁률은 1.37대 1→1.04대 1→0.98대 1로 매년 감소했다. 국제고의 경우 전국 8개교의 2022학년도 경쟁률은 1.43대 1로 2021학년도 1.39대 1 보다는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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