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QKD(양자키분배) 4세대 장비를 내놓고 내년 상반기에는 SK텔레콤(017670)과 함께 세계 최초로 구독형 QKD(QaaS·QKD as a Service)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이자 SK스퀘어의 자회사인 IDQ가 구독형 양자암호 서비스를 통해 양자 보안 보편화에 나선다. 2년 반 만에 한국을 찾은 그레고아 리보디(Gregoire Ribordy) IDQ CEO는 29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리보디 CEO는 “IDQ는 양자 분야의 석학 교수, 석박사 연구진이 있는 제네바 대학과 산학 협력을 해오고 있다"며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 두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대적할만한 경쟁자가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IDQ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특허 보유 1위를 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에 IDQ에 700억원을 투자해 대주주에 올라섰다.
이날 리보디 CEO는 올해 말 IDQ의 QKD 4세대 장비 출시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SK텔레콤과 함께 세계 최초로 구독형 QKD(QaaS)를 선보인다.
그는 “고객이 고가의 QKD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며 정부 주도로 진행되어 온 QKD 기반 양자암호 서비스가 금융·정보기술(IT) 등 민간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4세대 장비에 대해서는 "크기가 기존의 10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양자 송출 거리는 100km 이상"이라며 “장비를 빼곡히 설치하지 않아도 돼 비용 효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리보디 CEO는 일찍이 양자암호의 성장 가능성을 깨닫고 1997년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 응용물리학 연구원 시절부터 양자암호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전문가다.
양자 정보통신기술(ICT) 3대 산업은 양자컴퓨팅(연산을 빠르게 해 암호 해독에 활용), 양자암호통신(정보 탈취 차단), 양자센서(레이저 등 센서를 이용해 정밀하게 측정)로 나눌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아무리 뛰어난 양자컴퓨팅 기술로도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을 해킹할 수 없다.
그는 양자보안 시장이 앞으로 급성장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QaaS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는 “최근 민간 영역에서 코인 등 디지털머니가 확산되고 국제 정세가 악화되면서 군사및 금융 분야에서 해킹에 대응할 수 있는 양자보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IDQ와 SK텔레콤의 양자보안 협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IDQ, SK텔레콤, 삼성전자는 2020년 세계 최초 5G 양자보안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선보인 뒤 올해 ‘갤럭시 퀀텀3’까지 출시해 매년 업그레이드된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통신사의 경우 SK텔레콤은 QKD, LG유플러스는 PQC(양자내성암호) 중심으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두 가지 방식 중 어느 게 우월한 지에 대해서는 “두 기술은 상호 보완적”이라며 “IDQ와 SK텔레콤은 QKD와 PQC 등 양자 기술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회사”라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양자기술 육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양자를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로 지정한 바 있다. 리보디 CEO는 “유럽에서는 연구의 연속성을 위해 최소 10년 단위로 계획을 짜 지원한다”며 “한국 정부도 장기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연구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물리학과 공학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교육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