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재명이 키운 지역화폐 전액 삭감…'文 경항모'도 제외[2023년 예산안]

◆前정권 대표정책 구조조정

기재부 "취약층 지원이 우선순위"

野 강력 반발…예산안 진통 전망

정부가 내년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힌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전통시장에 지역화폐 가맹점을 알리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내년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힌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전통시장에 지역화폐 가맹점을 알리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비롯해 경항모 사업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예산을 대거 삭감·폐지했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예산 가운데 지역화폐에 배정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온전한 지역 사업”이라며 “정부가 지역화폐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긴급한 소요나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해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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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지역화폐 사업이 본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화폐 사업은 2018년 군산·거제·고성·영암 등 고용·산업위기 지자체에 한정해 국비로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지역 소비를 진작해 위기 지역의 소상공인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관련 예산이 2021년에는 1조 2522억 원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고용·산업위기 지역의 경제 상황이 좋아졌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도 회복된 만큼 지역화폐 사업을 이어갈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지역화폐 사업이 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정책이라는 점이다.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진통이 불가피해 보이는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사업 예산도 대거 삭감되거나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점을 뒀던 경항모 사업 관련 예산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에 담기지 않아 사실상 좌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사업(-982억 원), 무공해수소승용차 보급 사업(-2621억 원) 등 한국형 뉴딜 사업 예산도 구조 조정됐다. 국가 재정으로 노인 등을 고용하던 직접 일자리 사업 예산도 올해 대비 918억 원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 같은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자료를 내고 “고용 예산, 경기 대응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들고 고물가로 가계에 큰 보탬이 되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은 전액 감액됐다”며 “경제 불안, 재정 불안을 초래하고 중산 서민과 취약 계층의 고충이 가중되는 예산”이라고 혹평했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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