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상 문제로 철저하게 '기밀'로 취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유출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심각한 보안사고'로 규정한 뒤 "용산 대통령실에 비선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 의원은 29일 전파를 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속된 말로 '빨대'(정보제공자)가 있는 것"이라며 "정보를 제공하는 '빨대'가 대통령실에 있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대통령 일정과 사진이라는 최고급 정보를 위험을 무릅쓰고 제공할 때는 뭔가 기대심리가 있는 것"이라며 "힘센 누군가가 있으니까 주는 것 아니겠나"라고 상황을 짚었다.
윤 의원은 또한 "실무자의 실수라면 누가 문제인지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수사만 평생 업으로 했던 검사가 대통령실에 얼마나 많으냐"며 "잡으려고 잡으면 바로 잡는 건데 이쯤 되면 안 잡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도 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 대신 관저팀을 운영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제2부속실은 영부인으로서 고유 업무나 일정 요청 등이 오면 일정을 검토하고, 메시지 요청이 오면 메시지를 검토하는 공식 비서실인 반면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관저에서 식사와 청소, 세탁 등 일종의 살림을 하는 팀이 관저팀"이라며 "성격도 다르고 하는 역할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덧붙여 윤 의원은 "만약 관저팀 내에 제2부속 기능을 담당하는 분들을 배치해서 일하게 한다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23일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한 회원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미공개 일정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며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구시당에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당원, 현역의원, 보좌관 등 행사 참여를 원하는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구시당 차원에서는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서 일정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상황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 특정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마음을 보태주려고 하다 이런 일이 발생한 거 아닌가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일정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것인지 참담하다"며 "대통령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아울러 신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무능을 넘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책임지는 사람 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고작 석 달 된 정부에서 벌써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