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시피주가 최근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식수 부족 사태를 겪는 등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AP통신과 CNN 방송,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주 미시시피의 주도 잭슨시에 쏟아진 폭우로 ‘펄 강(Pearl River)’ 수위가 약 10.8m까지 치솟았고 강물이 범람해 인근 민가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지역 주요 상수도 시설에 수압 문제가 발생해 주거지역에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펄 강은 지난 2020년에도 수위가 약 11.3m를 넘기는 등 홍수가 빈번한 곳이다.
이에 현지 교육청은 학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고, 상당수의 식당이 영업을 중단했다. 잭슨주립대에는 학생들을 위한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는가 하면, 대학 체육부 소속 선수들은 샤워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주 정부 관계자는 "(물이 부족해) 주민들이 변기 물을 내리거나 화재를 진압하는 등 필수적인 활동마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해 생수병을 공급하는 등 물 부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공급된 식수가 필요량보다 턱없이 부족해 물을 받으려 모인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며 수 시간씩 대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인구 감소와 예산 부족 때문에 근원적인 문제인 상수도 복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처크워 루뭄바 잭슨 시장은 “폭우 유입으로 정수처리에 필요한 화학물질 조성이 바뀌면서 수도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상태”라며 “인력 부족과 시설 관리 부실 등으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잭슨시에서는 수돗물을 마시면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끓여 마실 것이 권고되는 등 수년째 식수 공급에 문제가 있어왔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지난해에는 심한 겨울 폭풍으로 수도가 파열되어 많은 주민들이 한 달간 물을 마시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시시피주의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하고 지원 방안 검토에 나섰다.
이에 연방 정부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통해 향후 90일간 비상사태 해소에 필요한 예산의 75%까지 지급하며 위기 극복을 지원할 예정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정부는 미시시피주가 겪고 있는 식수 위기 사태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백악관이 주 보건당국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과 조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