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공정위원장 임명,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올봄에 사건을 상정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입니다. 아무래도 새 위원장이 임명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겠죠.”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넉 달 가까이 이어진 사실상의 수장 공백 상태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 위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퇴임하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무회의 등 통상 위원장이 참석해야 할 일정의 상당수는 새 정부가 임명한 부위원장이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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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 인선 지연은 내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수현 부위원장이 기존 공정위 상임위원에서 자리를 옮기며 상임위원에 공석이 발생했고 공정위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 자리도 비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주요 국·과장급 인사도 밀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우리가 버려졌다” “좌절감마저 든다” 등의 얘기가 나돈다.

그나마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18일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공정위 직원들은 한시름 놓는 듯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또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 보이콧’을 거론하고 나선 탓이다. “한 후보자가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국회의 인사 청문 기능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후보자가 본인 외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 본인이 아닌 가족의 ‘신상 털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위원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공정위 역할에 누수가 크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 몫이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민간 주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혁하는 일도 새 위원장이 추진할 과제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등 민생 현안도 수두룩하다. 새 위원장 임명 절차가 더 이상 지연되지 않길 바란다.


세종=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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