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정보기술(IT) 기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IT기기 대여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맞춰 노트북·태블릿·TV 등 IT기기 및 가전 제품 대여를 확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IT기기 전문 렌탈 플랫폼 ‘빌리플레이’ 앱의 다운로드 수는 지난달 상반기 대비 250% 증가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70% 성장했다.
빌리플레이는 노트북·카메라·게임기 등 IT기기를 대여해주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6월 론칭한 이 플랫폼의 주이용층은 2030세대로 평균 연령은 29세다. 빌리플레이 운영사인 CJYK의 정준화 대표는 “고가의 IT기기를 부담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특히 학생,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037560)의 렌탈 서비스 ‘헬로렌탈’에서는 TV·공기청정기·음식물처리기 등 가전제품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헬로렌탈 다이렉트몰 신규 가입자 70%가 2040세대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특히 1인가구·신혼부부 등이 많이 찾는다"며 "LG 스탠바이미·롬앤 TV 등 고가의 제품을 월 최저 0원에 빌릴 수 있는 등 여러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올 2분기 LG헬로비전의 미디어와 렌탈 매출(기타수익)은 62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 오르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12월 다이렉트몰 오픈 3개월만에 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했다. 렌탈 서비스가 주수익원으로 떠오르자 LG헬로비전은 직영몰에 전화 상담 없이도 1분만에 셀프 렌탈이 가능한 '바로구매' 서비스를 론칭했다.
TV 등을 대여하고 있는 G마켓의 렌탈 서비스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 대상 올 상반기(1~6월) G마켓 렌탈서비스 상품 판매는 2019년 상반기 대비 860% 증가했다. 비데 렌탈 223%, 정수기 렌탈 218%, 식기세척기 177%, 음식물처리기 81%, 안마의자 87% 등을 기록했다. G마켓 관계자는 “구독경제에 익숙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활가전을 부담없이 렌탈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코로나 이전이었던 3년 전과 비교해봤을 때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렌탈 상품을 비교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몰을 통한 구매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줄었다. 소비 감소는 올해 3월(-0.7%), 4월(-0.3%), 5월(-0.1%), 6월(-1.0%)에 이어 다섯 달째 이어졌다. 소비가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소매 판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렌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IT기기·가전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이고 대여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다”며 “IT기기·가전 라인업을 계속 확대해 소비자를 확보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