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잇써보니] 돌아온 '대항해시대'…'착한 과금' 좋은데 '버그'는 거슬려

라인게임즈 지난달 말 출시…한·일 합작 모바일 이식

시리즈 장점 모아 놓아…국가간 경쟁때만 과금체계

장기간 제작기간 불구 버그 많은 것은 개선점 지적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그간 실망스러웠던 모바일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악몽’을 지울만한 게임이다. 시리즈의 장점만 살리고 유산을 계승하며 시대에 맞는 새 옷을 입혔다. 뽑기를 배제한 ‘착한 과금’도 매력적이다. 밸런스 관리와 버그 수정 등 운영이 뒷받침된다면 3040세대 게이머들의 추억을 되살릴만한 게임이 될 듯하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모바일 환경에서 3D 그래픽으로 망망대해를 떠돌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 캡처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모바일 환경에서 3D 그래픽으로 망망대해를 떠돌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 캡처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지난달 23일 라인게임즈가 출시한 게임이다. 대항해시대는 삼국지 시리즈를 제작한 일본 코에이 지식재산권(IP)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세계를 누비며 모험과 무역을 즐기는 독특한 장르다. 90년대 게이머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대항해시대를 통해 세계지리를 배웠다”는 말이 흔히 들리기도 한다.



코에이는 2005년 PC 온라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선보여 호평 받았지만 뒤이어 웹게임·모바일로 선보인 대항해시대 5·6는 연달아 혹평을 받았다. 모바일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코에이가 라인게임즈와 손잡고 옛 시리즈와 온라인·모바일의 장점을 결합해 내놓은 작품이 대항해시대 오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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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무역·모험으로 각 국가간 경쟁을 펼치던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유사하다. 포트루갈·스페인·오스만 등 실제 대항해시대의 주역 국가에 속해 무역으로 영토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는 시리즈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대항해시대2에서 따왔다. 언리얼 엔진4 기반 최신 그래픽으로 드넓은 바다를 오가는 상쾌함도 준다. 화려한 액션은 없고, 게임 템포도 느리지만 항구를 떠도는 느긋함이 대항해시대의 매력이다. 이 시리즈의 주요 팬층인 직장인들에게는 큰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 도리어 좋다. 장거리 항해를 떠난 후 짬이 날 때 살펴보면 되는 덕분이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는 실제 대항해시대의 주역인 지중해는 물론 아메리카·동아시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항구가 존재한다. 게임 캡처대항해시대 오리진에는 실제 대항해시대의 주역인 지중해는 물론 아메리카·동아시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항구가 존재한다. 게임 캡처


뽑기를 배제한 상품구성도 눈에 띈다. 당초 팬들 사이에서는 항해에 가장 중요한 배와 항해사를 뽑기로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 라인게임즈는 뽑기 없이 고정된 가격이나 게임 내에서 모을 수 있는 재화로 항해사·배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개인간 경쟁 요소도 적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다. 느긋한 항해에 만족한다면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만 국가간 경쟁에서는 과금 요소가 승패를 좌우해 균형을 해칠 수 있어 보였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실제 무역처럼 타 국가가 점령한 항구에서 관세를 내야하고, 이는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항구 점령을 위한 투자가 현금 결제로 가능해 ‘큰손’이 자리잡은 국가가 유리하다. 현금 결제로 밀어붙이는 ‘고래’ 싸움에 무·소과금 ‘새우’들이 끼어들 여지가 적었다. 장기간 제작했음에도 버그가 많은 점 또한 거슬린다. ‘운영의 묘’에 게임의 장기적 생명력이 좌우될 듯하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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