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그런 정치 보복(적폐 청산)은 만날 해도 된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발언을 재조명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 요구를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자 이 대표의 과거 발언으로 반박한 것이다.
5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고 얘기했다”며 “본인이 늘 이야기했던 것들에 대한 하나의 반추 아니겠나”고 했다.
이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도둑 잡는 게 도둑에겐 보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으로 보인다”며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고 한 발언을 들이민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론에 이 같은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정치 보복”이라는 민주당 반발에 맞불을 놓고 있다. 이른바 적으로 적을 통제한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이다. 당내에서는 오랑캐 이(夷)자를 바꿔서 ‘이이제이(以李制李·이재명으로 이재명 제압)’라는 말까지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과거가 현재의 이 대표를 향해 이번 수사가 정치 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이라고 일갈하고 있다”고 공세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이 대표와 관련된 의혹들은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제 와서야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당당히 의혹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이 대표가 먼저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제 1야당 대표 소환은 한국 정치사에 전례가 드문 일로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정치 보복 수사 규탄의 건’이라는 안건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요구에 응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 “최종 판단은 이 대표가 할 것이지만 민주당 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당과 무관하지 않은 문제”라며 “대부분의 의원들께서 현 상황에서의 출석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모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