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을 이유로 동거하던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이사한 아파트를 찾아낸 뒤 차에 강제로 태워 감금한 6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남성은 동거하던 여성이 이사한 아파트 공동현관문이 잘 보이는 동의 호실을 매입해 관찰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감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61)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4년간 교제하던 B씨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았다. A씨의 의처증에 시달리던 B씨가 이미 원주의 한 아파트로 몰래 이사한 뒤였다.
A씨는 수소문 끝에 지난 5월 B씨가 이사한 아파트를 알아낸 뒤 B씨의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잘 관찰할 수 있는 같은 아파트의 집을 매입했다.
A씨는 같은 달 18일 오후 아파트에서 밖을 지켜보다 장을 보러 나가는 B씨를 발견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승용차를 운전해 뒤따라간 후 둑길을 걷는 B씨를 붙잡아 휴대전화를 빼앗고 '사람 시켜서 찾는다고 했잖냐'며 강제로 차에 태웠다.
A씨는 그 상태로 둑길에서 44㎞가량 떨어진 원주의 한 도로 앞까지 44분간 B씨를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전에도 B씨에 대한 스토킹 범죄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받았다.
이 판사는 "피고인 몰래 이사한 아파트를 알아내 잘 관찰할 수 있는 집까지 매수한 데다 사건 당일 외출하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따라가는 등 사전에 치밀함을 보였다"며 "다만 피해자와 합의하고 더는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