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 지인 징계 막아라”…부하직원에 청탁하고 갑질한 경찰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장으로 재직한 간부급 경찰관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경찰관의 징계를 막으라고 청탁하고 이를 거부한 부하 직원에게 수차례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 역삼지구대장으로 재직한 A씨는 직장 내 갑질로 정직처분을 받은 강남경찰서 소속의 B씨의 처벌을 막으라고 피해자에게 강요했다. B씨와 근무한 부하직원 5명과 함께 장하연 전 서울시경찰청장에게 찾아가 B씨의 정직처분에 반대의사를 밝히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제보자가 제공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A씨는 “내가 개인적으로 B씨를 잘 안다. 그 선배 그럴 사람 아니다”며 “서울경찰청장실에 찾아가서 B씨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면담해야한다”고 피해자를 압박했다. A씨는 또 “너는 내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내 사람이 아닌 사람은 죽여버린다”는 식의 위협 발언도 반복적으로 했다.

A씨는 장 전 청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피해자를 부추기기도 했다. A씨는 피해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하연이형(장하연 전 청장) 모르는 사람 아니다. 자리는 내가 만들어준다”며 “B씨와 나는 하연이형과 술 많이 마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메세지 남기지 말고 녹음기 끄라”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의 요청을 거절하자 A씨의 갑질이 시작됐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A씨는 피해자와 관계가 없는 사건을 이유로 피해자에게 “미친X. 죽여버리고 싶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았다. 또 자신이 준 여행 책자를 읽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는 그게 문제다. 문제의 직원”이라고 비하했고 업무 중 지나치는 피해자에게 “미친X” “또라이X”이라며 모멸감을 줬다.

A씨는 해당 의혹이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의혹에 대해 감찰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