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하나의 휴대전화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e심(eSIM)’ 서비스 요금제를 모두 출시하며 본격적인 e심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다만 이통3사 모두 같은 가격에 비슷한 구성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8일 SK텔레콤(017670)은 자사의 e심 요금제인 ‘마이투넘버’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이투넘버는 월 8800원에 음성은 모회선과 공유하고, 문자는 기본 제공한다. 데이터는 250MB를 기본 제공은 물론 모회선과 공유도 가능하다. 소진 시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또 마이투넘버에 가입하려면 SK텔레콤의 5G·LTE요금제를 이용 중인 듀얼심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e심 도입에 따라 개인용과 업무용 번호를 분리해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이 부담 없이 SK텔레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이투넘버’ 서비스를 출시했다” 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용패턴에 맞춘 고객 지향의 서비스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이 e심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통 3사 모두 e심 요금제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e심 서비스 시작일인 이달 1일 부터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가 e심 요금제를 모두 출시 했지만 e심 가입자 유치 경쟁은 당초 기대보다 치열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통 3사 e심 요금제 모두 자사 가입자 전용 요금제로 나오면서 새로운 가입자 확보 보다는 알뜰폰이나 경쟁 업체로의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집안 단속용’이라는 분석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통 3사 모두 뚜렷한 차별점이 없는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경쟁 업체로 이동 요인이 줄었다는 점도 e심 가입자 유치 경쟁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실제 이통 3사의 e심 요금제는 8800원으로 100원 단위까지 똑같다. 여기에 모회선과 공유할 수 있는 음성·문자는 물론 데이터 제공량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요금제 차별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러한 지적은 5G 중간요금제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이통3사들의 중간요금제는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데이터만 제공하며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