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목숨 구해줬지만…보신탕집 넘겨진 '복순이' 견주의 최후

동네주민 학대에도 "병원비 비싸다" 이유로 보신탕집 보내

동물단체 "최소한 응급처치도 없이 치료 포기…범죄" 비판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주인의 목숨을 구해줬지만 크게 다치자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집에 인계된 '복순이'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비구협 SNS 캡처비글구조네트워크가 주인의 목숨을 구해줬지만 크게 다치자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집에 인계된 '복순이'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비구협 SNS 캡처




한 동물복지단체가 일명 ‘복순이 사건’에 대해 복순이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경찰에 고발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은 지난 7일 복순이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협의로 정읍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비구협 측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복순이 견주는) 지난달 24일 자신이 기르던 복순이가 학대자에 의해 (학대받고) 치료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오히려 살아있는 복순이를 식용목적의 보신탕집에 넘겼다”면서 “동물보호법 제8조 1항 4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를 적용하여 형사고발 했다”고 고발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복순이 견주로부터 복순이를 인계받아 식용 판매의 목적으로 복순이를 도축 후 해체한 보신탕집 업주를 같은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부연했다.



복순이는 과거 A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주인의 목숨을 구했던 개다. ‘복순이’라는 이름 역시 이때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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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협에 따르면 복순이 견주 A씨는 지난달 24일 복순이가 심하게 다치자 살아있는 상태의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넘겼다. 복순이는 동네 주민 B씨가 휘두른 예리한 흉기에 코가 잘리고 두개골과 눈이 파열되는 등 학대당한 상태였다.

B씨는 지난달 29일 경찰 조사에서 “내가 키우는 반려견 시츄를 물어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복순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지만, 치료비가 비싸다는 말에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넘겼다. 이후 비구협 관계자들이 사체를 찾아와 장례를 치렀다.

비구협 측은 “사고 후 복순이를 진료한 수의사는 ‘그렇다고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고, (복순이는) 동물병원을 나온 뒤 거의 2시간 만에 보신탕집에 인계됐다”며 “(이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을 죽음에서 구해준 복순이를 최소한의 응급처치도 없이 치료를 포기하고 보신탕 업주에게 연락해 복순이를 도축한 행위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면서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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