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카오모빌리티 영향력 커진 택시노조...난감해진 투자자들 [시그널]

택시배차 차별논란에 배차방식 공개

매각 추진도 택시·대리운전 노조 반발로 무산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를 놓고 주요 이해관계자인 택시기사와 투자자인 사모펀드(PEF)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오랫동안 비가맹택시를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다른 PEF에 매각하려는 시도 역시 택시기사를 중심으로 한 노조의 반대로 철회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12일 “기업 밖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일반 기업보다 이해 관계자가 많고 이는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PEF의 투자와 회수에도 핵심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자들은 회사 운영과 매각 전반에서 택시 기사들의 영향력을 점점 체감한다고 토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칼라일 그룹·텍사스퍼시픽그룹(TPG)·오릭스캐피탈·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가 35.2%를 갖고 있다. 구글과 LG도 소수 지분에 투자했다. 이 중에서도 TPG컨소시엄은 2017년 카카오 사업부에서 물적분할로 탄생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초기부터 투자와 지원을 이어갔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오랫동안 괴롭힌 이슈는 택기기사간 차별 의혹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일 택시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의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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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플랫폼을 사용하는 가맹택시가 그렇지 않은 비가맹택시보다 고객 배차가 유리하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립적인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한 투명성 위원회는 고객 배차 과정에서 도착지가 공개되는 비가맹택시는 단거리 고객을 기피했고, 그 결과 알고리즘에 의해 다음 고객 배차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카오T 가맹택시는 도착지를 공개하지 않아 단거리 고객을 거부할 수 없었지만, 비가맹택시는 가능했고 이는 ‘과거 배차 수락률’을 기준으로 한 고객 배차 알고리즘에 따라 차별처럼 인식됐다는 설명이다.

카카오T는 모든 택시가 고객을 골라잡기 할 수 없도록 목적지를 비공개하는 게 원칙이지만 오히려 비가맹 택시들의 요구로 이들에게만 목적지를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노조는 택시업계는 서울시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상반기에 카카오 T의 배차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결론을 냈고, 위원회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여화수 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기사님이 배차 알고리즘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모르는 것에 대해 차별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배차를 받고, 안 받는지 소통이 필요하다고 카카오모빌리티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과거 재벌처럼 문어발식으로 확장 한다는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가 매각으로 이를 해소하려던 시도도 빗나갔다. 카카오와 MBK파트너스는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매각을 위한 협상을 추진했지만, 카카오노조와 전국대리운전노조 등의 반대에 막히자 스스로 이를 철회했다.

노조 등 은 기존 투자자인 PEF의 무리한 이윤 추구로 문어발식 확장이 이어졌는데 또다시 PEF에 파는 것은 경영진이 국민 플랫폼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임직원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를 이용하는 택시기사와 대리운전 기사, 웹툰 작자 노조와 노동 단체 등이 매각에 관여했다"면서 "이들은 매각 뿐 아니라 카카오의 상생 방안에 대한 주도권까지 염두에 놓고 있었기 때문에 배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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