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물가 7%대까지 떨어지나…월가 "연준 G스텝 9월이 마지막"

[美 8월 CPI에 쏠리는 눈]CPI 두달연속 하락 전망

휘발유값·항공료 등 하락세 뚜렷

파월 "인상속도 안바꾼다" 분명히

이달 데이터 11월에 반영 가능성

기준금리 내년 1월 4~4.25% 될듯





13일(현지 시간)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7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이달을 끝으로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8월의 CPI 완화가 당장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끌어내리지는 못하더라도 11월부터는 인상 속도를 늦추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은 최근 휘발유 등 CPI를 구성하는 주요 품목의 가격이 8월 들어 하락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휘발유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7월 말 갤런(1갤런은 3.785ℓ)당 평균 4.22달러에서 8월 말 3.84달러로 9.0% 내렸다.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도 하락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호퍼에 따르면 미국 국내선 2등석 요금은 7월 312달러에서 8월 277달러로 떨어졌다. 헤일리 버그 호퍼 애널리스트는 “통상 요금은 성수기가 끝나가는 8월이면 떨어지지만 올여름 항공료는 통상적인 수치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호텔 이용 요금도 8월 들어 전월 대비 4.6% 떨어졌다. 팬데믹 시절의 8월 하락 폭인 2~3%보다 하락 폭이 컸다. 미국 중고차 업체 에드먼드는 8월 들어 중고차 가격도 월간 1.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전월(8.5%)보다 상승 폭이 둔화한 8.1%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월간 기준으로는 0.1%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월간 기준 수치가 전망치대로 나온다면 CPI는 2020년 5월 이후 2년 3개월 만의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전망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6.1%로 각각 7월과 같거나 오히려 상승 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에버코어ISI의 자산헤드인 줄리언 이매뉴얼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깜짝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 경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꼭 75bp(1bp=0.01%포인트) 인상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장은 황소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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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월가에서는 8월 CPI 데이터가 9월이 아닌 11월 FOMC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 잭슨홀미팅을 전후해 ‘한두 번의 인플레이션 완화 데이터로는 인상 속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노무라의 미국수석이코노미스트인 롭 덴트는 “8월 CPI를 근거로 75bp를 포기하기에는 연준의 눈높이가 매우 높다”며 “8월 CPI는 9월보다는 11월 FOMC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8월 CPI와 상관없이 9월 FOMC에서는 0.75%포인트 인상을 확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0.75% 인상 확률은 91%에 이른다. 파월 연준 의장이 8일 카토연구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지금은 단도직입적이고 강력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발언하면서 이 확률은 90%를 넘어섰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을 9월 0.75%포인트 인상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에 75bp 인상, 11월에 50bp 인상, 12월과 1월에 각각 25bp 인상해 기준금리가 최종 4~4.25%가 될 것으로 추정치를 수정했다. 노무라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동일한 전망치를 내놓았으며 골드만삭스는 9월부터 12월까지 각각 75·50·25bp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를 3.75~4.0%로 추정했다.

다만 ‘이것이 최고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동시에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고 미국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개펀은 “(최근 연설에서) 연준이 언제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는지에 대한 가이던스의 변화가 없다는 점은 파월 의장과 연준이 현재의 시장 가격에 만족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연준은 깜짝 인하는 했어도 깜짝 인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9월 FOMC의 자이언트스텝이 더 이상 공포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CNBC는 “단기 목표 기준금리가 4%에 달하고 다음 주 0.75%포인트 인상한다는 것은 똑같은 오래된 경고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국내총생산(GDP)은 이번 분기에 긍정적이고 고용은 양호하며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더 낮다”고 최근 뉴욕증시의 상승 배경을 분석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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