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 4대 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 금리가 모두 연 3.5%를 넘어섰다. 은행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예금 상품과의 금리 차가 급격하게 좁혀지면서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이동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대표 예금 상품인 ‘WON 플러스 예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를 3.81%까지 끌어올렸다. 기존 3.51% 금리에 한가위 기념 이벤트로 0.3%포인트 금리 쿠폰을 적용했다. 하나은행의 대표 예금인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도 최고 3.6%로 올랐다. 지난달 초만해도 최고 금리가 3.2%였지만 한 달여 만에 0.4%포인트 정도 올랐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도 최근 제시된 최고 금리는 3.5%, 신한 쏠편한 정기예금은 3.55%로 4대 시중은행의 주력 예금금리가 모두 3.5%를 넘어선 셈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예금 평균 금리는 13일 기준 3.67%로 이들 시중은행 예금금리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의 ‘뱅뱅뱅회전정기예금’, 조은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키움저축은행의 ‘비대면 회전식정기예금’ 등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은행 예금 상품 금리도 4~4.01%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가중평균금리는 3.37%로 시중은행(3.33%)과 0.04%포인트에 불과하다. 최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정도가 저축은행에 비해 급격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에는 가중평균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크다.
저축은행 업계는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수시입출금식 예금금리를 인상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금리를 높이는 것은 은행과의 정기예금 금리 차가 급격하게 좁혀지면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시중은행, 특히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이동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분기 말도 아닌 지난달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크게 줄었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은행 간 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이동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