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대기 비서실장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 지하 1층 대강당에 3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였다. 수석비서관부터 비서관·행정관·행정요원까지 대통령실 구성원 전체가 모인 건 정부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1차 인적 쇄신 후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를 정돈하고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날 첫 ‘비서실장과의 대화’ 행사에서 현재 대통령실이 역대 정권들 중 최악의 조건에 놓여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여소야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등을 언급하며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다. 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대통령실이 정신을 차리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어디서 ‘짱돌’이 날아올지 모르니 항상 철저히 리스크를 점검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조직이 일치단결 해야 한다는 의미로, 대규모 인적 쇄신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동요를 일단락하려는 취지다. 특히 김 실장은 정무직 공무원을 이르는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직업 공무원을 이르는 ‘늘공(늘 공무원)’ 표현을 직접 사용하며 양측 간 결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앞서 물갈이 된 행정관급 인사 50여 명 중 다수가 정치권 출신 어공들이라는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이 ‘대한민국’을 선창하자 직원들이 ‘파이팅’으로 화답하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김 실장은 조회를 마치고 강당을 나서면서 ‘무슨 내용을 가장 강조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 모두 대통령이 되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직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갖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다. 한 행정관급 대통령실 인사는 “김 실장이 지난 정권 대통령실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시설 보호 종료 후 홀로서기를 앞둔 자립준비청년들과 만나며 취약 계층을 보듬는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지원전담기관에서 자립준비청년 및 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 재정을 한다고 해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쓸 돈은 써가면서 우리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아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