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반대 의견을 밝힌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를 향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를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진행할 경우 협조가 필요한 조 대표가 재차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된 점을 짚은 것이다. 박 의원은 또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면 조석으로 같이 만나는 사이인데 그렇게 단연코 말씀하시는 것은 본인의 어떤 정치적인, 앞으로의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경고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여당의 반대에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검토하면서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패스트트랙을 위해서는 법사위원 3분의 2 이상(11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이 10명인 상황에서 조 대표의 동참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연일 특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그는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특검은 핵폭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배우자를 건들면서 하는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합의해 퉁칠 것은 퉁치자”며 반대 입장을 재차 나타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조 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압박에 나섰다. 전용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의혹 앞에 ‘서로 퉁치자’는 말로 다시 우리 정치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시대착오적 범죄 야합 정치로 비쳐질까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강득구 의원도 “남의 부인을 공격하는 일이 좀스러운 일이라면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아내를 무차별 공격할 때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셨냐”고 조 대표를 직격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거나 통화를 통해 입장 변화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 대표는 특검법 반대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그런 식으로 나오니 조 대표는 오히려 입장을 고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