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줄었다며 팬데믹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 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WHO가 이날 공개한 코로나19 주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5∼11일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사망 건수는 전주 대비 22% 감소한 1만 935건으로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신규 확진 건수도 313만 975건으로 전주 대비 28% 감소했다.
다만 마리아 밴커코브 WHO 기술팀장은 “WHO에 보고되는 감염 건수는 과소평가된 것”이라며 “우리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은 발병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상당수의 국가가 코로나19 검진을 줄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WHO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이 의료 종사자와 노인 등 최위험군의 백신 접종에 투자하고 진단 검사를 계속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세계는 이 (코로나 종식의) 기회를 잡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지금 기회를 잡지 않으면 더 많은 변이와 더 많은 사망, 더 많은 혼란과 더 많은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라톤 선수가 결승선까지 뛰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래야 한다”며 “여기서 (방역을) 멈추고 기회를 놓치면 더 불확실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WHO와 인식을 같이했다. 백 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테워드로스 총장의 발언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종결시키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유행이 감소 시기인 이 시점에 이런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국가와 제조업체, 사회와 구성원이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으로 가는 과정을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 1471명으로 전주 대비 1175명 줄었다. 전날과 비교하면 2만 2510명 감소한 수치다. 주간 확진자 추이도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9월 1주(4~10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6만 8541명으로 전주보다 19.9% 감소했다. 8월 3주(8월 14~20일) 12만 7578명을 기록한 후 3주 연속 줄어들었다. 백 청장은 “하지만 새로운 변이 확산과 같은 큰 변화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감소 경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4차 접종률, 먹는 치료제 처방률 제고를 통해 사망과 위중증 발생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