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 英·美·加 광폭행보…과거사 풀고 미래 먹거리 협력 나선다

자유주의 연대 강화에 무게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 확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일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일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과 미국·캐나다를 차례로 찾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은 자유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새로운 경제안보 질서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순방의 중심 행사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 참여국 정상들이 집결하는 총회에 연설자로 나선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순방 일정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자유를 글로벌 사회에서 폭넓게 연대하고 경제안보를 확충하면서 글로벌 코리아가 앞으로 전방위 분야에서 기여외교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각각 4개월,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한일정상회담은 물론 한·캐나다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기초한 국제적 연대와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경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 역시 자유주의 진영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조율되던 순방 일정을 미루고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을 결정했다. 장례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호주·캐나다 등 자유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국가의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장례식이 중국·러시아·북한 등 소위 권위주의 진영으로 불리는 국가들과 선을 긋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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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는 장례식에 참석한 지도자들 대부분이 자리한다. 윤 대통령은 총회에서 연설에 나서 “힘에 의한 현상의 변경 시도, 그리고 인권에 대한 끊임없는 탄압, 대량 살상 무기와 핵무기 위협과 같은 전통 안보 이슈에 대해 강대국들이 갈등하고 국제사회가 흔들리고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자유주의국가들의 연대 강화를 역설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3일로 예정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첨단산업의 필수재인 희토류 공급과 디지털 협력 강화 등 미래 먹거리를 협의하며 우호 관계를 다질 예정이다.

이번 순방의 성과는 20일께 예정된 한미·한일정상회담에 달려 있다. 문제는 한미·한일과의 회담에 각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걸린 사안들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판매할 경우 보조금에서 제외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지난 5년간 양국 관계를 얼어붙게 했던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가 의제에 포함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한일정상회담에서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건이다. 외교부는 최근 두 달간 강제징용 문제 관련 민관 협의회를 네 차례 열고 피해자 지원 단체 및 법률 대리인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마주하는 한일 정상이 이 문제에 대해 진일보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한일 관계 복원은 더욱 멀어진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일 공조 역시 요원해지고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마저 흔들릴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관계 부처들이 발전시켜온 여러 방안들이 있다”며 “그런 점들을 정상들이 다시 식별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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