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착한 가격·서비스…'모빌리티 도매상' 뜬다

킥보드·차량 공유 등 합친 앱 인기

B2B방식 확보 사용권 값싸게 공급

원하는 모빌리티 선택 가능 장점

이용 늘면 수익모델 다양해질듯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친구들과 저녁 자리를 가진 A씨는 택시가 잡히지 않자 공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앱) ‘카찹’ 켰다. 이 앱을 켠 건 평소 사용하던 공유 자전거 회사의 서비스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비스 지역이 아니거나 반납 지역이 멀 경우 택시 이용료에 버금가는 금액이 청구될 수 있다. 앱을 통해 인근을 검색하니 이용 가능한 자전거가 브랜드 별로 표시됐다. 그 중 집 근처에서 이용해 본 적이 있고 구매해 둔 구독 모빌리티 상품에 포함된 이용권 사용이 가능한 S 브랜드를 선택해 집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급성장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복잡해진 서비스 지역과 요금을 한 눈에 파악하는 것은 물론 가격까지 저렴하게 공급하는 이른바 ‘모빌리티 도매상’이 주목 받고 있다. 자전거·킥보드 등 개별 모빌리티 서비스를 합친 이용자 친화적인 통합 서비스에 구독 서비스까지 결합되면서 모빌리티 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자전거, 킥보드, 차량 공유 등을 종합한 모빌리티 앱 ‘카찹’이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 속에 여러 종류의 이동 수단을 끌어들이며 통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카찹은 그러한 회사들의 통합된 서비스 마저도 하나의 앱에서 이용 가능하게 해준다. 따릉이, 카카오T, 쏘카 등 현재 카찹과 제휴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공유 킥보드 16개 사, 공유 자전거 10개 사 등에 이른다.

관련기사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브랜드별 가격 비교나, 원하는 목적지가 특정 브랜드의 서비스 지역 내 포함되는 지를 알아보는 데 드는 탐색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예컨대 이용자가 원하는 모빌리티 종류를 선택하고 출발·도착 위치를 입력하면 사용 가능한 모빌리티 브랜드와 가격을 한눈에 제시해준다.

사진제공=카찹사진제공=카찹


이러한 편의성에 카찹은 최근 이용자 지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월 2만 4925명이었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반년 만인 지난 8월 194.5% 늘어 7만 3398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유료 서비스 구매 건수를 의미하는 소비자 거래 건수도 97건에서 5169건으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통합 구독 서비스로 가격 경쟁력까지 더하며 시장에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이달 초 처음 선보인 구독 상품 ‘99패스’는 큰 폭의 할인 혜택에 반나절 만에 완판됐다. 9만 9000원을 내면 대중교통 10만원치 충전권이 기본 제공되며, 여기에 카카오T 등 여타 모빌리티 서비스 6만원치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추가된 상품이다.

팔수록 손해인 모델같지만 이러한 가격이 가능한 것은 이들이 모빌리티 업계에서 일종의 도매상을 하고 있어서다. 카찹은 제휴사들과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을 통해 소비자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모빌리티 사용권을 구매한다. 이렇게 확보한 사용권을 다른 서비스들과 묶어 재판매하는 구조다.

아직 적자 운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용자 수가 늘면 늘수록 수익 모델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찹은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확보한 이동 데이터가 향후 중요한 수익 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고객층·지역에 편중될 수 있는 개별 기업 데이터와 달리 통합 서비스를 운용하는 데 따른 장점이 있다. 카찹 관계자는 “모빌리티가 보편화되며 금융·보험 업계에서도 이동 데이터에 수요가 많아 향후 데이터 가공·판매가 주력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찹은 자율주행 서비스 회사 ‘포티투닷’과 논의를 진행하는 등 서비스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는 중이다.


허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