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지 않는 우회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노선변경은 GTX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기에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토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달 30일 GTX-C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노선이 확정되는 내년 실시협약 이전까지 기존 노선안과 우회 노선안을 동시에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강남지역 최대 규모 노후단지인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원안이 단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우회 노선안을 만들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제출된 우회 노선안은 양재역에서 삼성역까지 구간을 기존 3호선 노선(양재역~대치역)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매봉산을 통과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우선 사업자 선정 당시 양재천을 우회해 학여울역을 지나는 GS건설의 노선하고도 다른 ‘제 3의 노선’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매봉산 통과로 우회 노선안을 만든 것은 양재천과 인접한 개포동 아파트 단지들의 민원과 공사비 증가 등을 고려한 차선책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이 노선을 따를 경우, 기존 노선안 검토 과정에서 우려가 됐던 급커브 문제도 다소 해결될 전망이다.
다만 국토부에서는 GTX 기능과 사업 추진 일정, 지역 주민의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우회 노선안 채택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선안 검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GTX의 기능”이라며 “사업성이나 주민 민원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중대한 변경사항인 노선변경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철도가 지나가는 지역이 강남구인 만큼,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대안 노선(현대건설 수정안)이어도 주거지역을 지나간다”며 “기존 노선안은 은마아파트를 중심으로 전, 후 구간이 모두 도로여서 주거지 침범을 최소화 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느 안이) 우열하다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