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항의 대표 허브 스키폴 공항이 인력난을 겪으면서 제시간에 도착한 승객들조차 태우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던 스키폴공항은 최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80%까지 여객 수요가 높아졌음에도 새로운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20일 키엘 스키폴공항 이사는 인천국제공항기자단과 만나 “보안 쪽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보안뿐 아니라 식음료 매장에서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인력을 구해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승객을 줄이는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키폴 공항은 2022년 7월 기준 항공여객수가 518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실적 대비 77% 수준까지 회복했다.
스키폴 공항의 인력 부족 사태로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다수의 교민들과 교환학생 등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한 가이드는 “최근의 한 고객은 비행기 출발 네 시간 전에 갔는데도 보안 검색대 통과에 시간을 다 써버린 탓에 비행기편을 놓쳤다”며 “최근에는 항공사 게이트가 열리기도 전인 출발 5~6시간 공항 도착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일 스키폴 보안검색대는 약 20여기 중 5~6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가동률이 40%밖에 안되는 셈이다. 20일 (현지시간) 오후 9시 20분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게이트에는 출발 약 6시간 전인 3시 30분께부터 텅빈 데스크를 바라보며 줄을 선 승객들이 약 200여명에 달했다.
구인난에 따라 고객 불만이 커지자 딕 벤쇼프 스키폴그룹 CEO는 지난 15일 자진 사임 결정을 발표했다. 벤쇼프는 네덜란드 외무장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스키폴공항의 경영을 총괄해왔다. 스키폴 공항 관계자는 “CEO는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과 스키폴공항은 지분 교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폴 공항 관계자는 “파리 드골공항과의 지분 교환이 작년 11월 만료돼 새로운 파트너십을 찾고 있다”면서 “인천공항은 스키폴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허브 공항이라는 점에서 (지분 교환 대상에) 옵션으로 열려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