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中과학자 지난해에만 1400명 미국 떠났다

기술유출 의심·정부 감시 피해

작년, 전년비 22% 증가 1415명

올해도 필즈상 수상자 中으로

일각선 인재 밀어내기에 우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계 과학자의 탈미국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 시간) 지난해 미국 내 중국계 과학자 1415명이 미국 학술 단체와 기업의 직책을 내려놓고 미국을 떠났다고 보도했다.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이 숫자는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아시아계 미국인 연구자 학회 자료에 기반해 매년 산출하는 것으로 2018년 1005명, 2019년 1100명, 2020년 116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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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중국계 과학자가 떠나는 원인으로 미 법무부가 중국인의 산업 스파이 활동을 뿌리 뽑겠다는 목표로 2018년 시행한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꼽았다. 이 정책으로 많은 중국계 미국인 연구자가 미국 정부의 추적 및 조사를 받았고 일부는 형사 기소되기도 했다. 지난해 애리조나대 연구원들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계 과학자 10명 중 4명은 미국 정부의 감시가 두려워 미국을 떠날 것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결국 올해 2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특정 인종을 겨냥한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폐기했지만 미중 갈등이 여전히 첨예한 탓에 중국계 과학자들의 ‘탈미국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의 2018년 수상자인 야우싱퉁 교수가 올해 4월 하버드대에서 중국 베이징 칭화대로 적을 옮긴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신입생 대상 연설에서 “미국 정부는 소련의 (폐쇄적인) 학계 환경을 비판하곤 했는데 그 환경이 지금 미국에서 되살아날 줄은 몰랐다”고 꼬집기도 했다. WSJ는 “일부 중국계 과학자들은 여전히 의심의 화살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인재를 미국에서 밀어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릭 슈밋 전 구글(현 알파벳) 회장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출신 과학자들은 미국 국력의 원천이 돼왔다”며 “14억 인구가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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