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무난, 수비는 불안’.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개막을 58일 앞두고 치른 모의고사에서 무거운 과제를 떠안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 대 2로 비겼다. 측면 공격에서 희망을 봤지만 공교롭게도 측면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한국은 전반 28분 윤종규(서울)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보낸 낮고 강한 크로스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마무리하면서 1 대 0으로 앞서갔다. 왼발 낮은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을 뚫은 황희찬은 6월 6일 칠레와의 평가전(2 대 0 승) 선제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자신의 A매치 9호 골이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윤종규는 이번이 A매치 3경기째였다. 한국은 그러나 전반 41분에 너무 쉽게 동점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가 자유롭게 얼리 크로스를 올리도록 놔뒀고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뒤로 흘린 것을 제위손 베넷이 왼발을 갖다 대 균형을 맞췄다. 풀백이 공격에 가담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때 이를 메워야 할 유기적인 수비 커버가 나오지 못한 탓이었다.
한국은 후반 19분에 베넷에게 또 한 방을 내줬다. 중원에서 역습을 허용하면서 수비 넷, 공격 넷인 위험한 상황을 맞았고 왼쪽에서 내준 크로스를 베넷이 마무리했다. 역습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공만 쫓아가다 화를 입었다. 한국은 4분 뒤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골문 바로 앞에서 찬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튕기는 불운까지 맞았다.
손흥민(토트넘)-황희찬-황의조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스피드와 공격 전개 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했으나 슈팅으로 연결되는 마지막 패스의 세밀함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믿을 것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후반 40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발을 떠난 공이 빠르게 날아가 옆 그물을 출렁였다. 한국은 종료 10분 전부터 상대 1명이 퇴장 당한 상황을 맞았으나 끝내 세 번째 골을 넣지 못했다.
수비진에서는 김민재(나폴리)가 안정감과 기민한 공격 연결로 믿음을 줬다. 그러나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등과의 호흡에 있어서는 약점이 더 많이 보였다. 벤투 감독은 1년 6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이강인(마요르카)은 끝내 기용하지 않았다.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한국(28위)보다 낮은 팀이다. 이날로 코스타리카와 상대 전적은 4승 3무 3패가 됐다.
한국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랭킹 38위 카메룬과 맞붙는다. 카메룬은 23일 고양에서 치른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0 대 2로 졌다. 카메룬과 코스타리카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2경기를 원했고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우즈베키스탄을 따로 초청했다. 카메룬은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지만 이번 원정에는 주요 선수들을 제외하고 1.5군 전력으로 나왔다. 우리 대표팀으로서도 월드컵에서 만날 가나를 대비한 상대로는 부족해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FIFA랭킹 77위 팀이다.
월드컵 조별리그 H조의 한국은 한국 시각으로 11월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 28일 10시 가나, 12월 3일 0시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