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점령지 4곳에서 시작된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와 관련해 “사이비 투표에 대해 전 세계가 절대적으로 공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각국의 대응을 강력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례 대국민 연설에서 “투표는 명백하게 규탄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 점령지 4곳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러시아 영토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와 헤르손주 대부분 지역, 자포리자주 80%, 도네츠크주 60%가량을 점령 중이다. 이들 점령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약 15%에 달한다. 이들 4개 지역 모두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가 진행 중이다. 투표는 27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번 투표를 ‘가짜 투표’로 규정하고 결과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공습 공격에 이란제 드론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악랄함과 손잡은 모든 사례를 전세계가 알게 될 것이며 여기에는 응당한 결과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제 드론에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숨지는 사례가 발생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란 대사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동의)’을 취소하고 키이우 주재 이란 대사관의 외교관 수를 대폭 줄였다. 이란과의 외교관계 수준을 격하한 셈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에 따르면 이날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 2대가 해상에서 접근, 항구의 행정동 건물을 파괴했으며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