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우리PE, 김동관 승계 핵심 한화에너지 호주법인 지분 20% 투자한다

산업은행·산은캐피탈과 1400억 원 투자

한화그룹과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 협업

김동관 부회장 50% 지배…그룹 차원 육성 기대

한화 장교동 사옥 전경/사진 제공=한화한화 장교동 사옥 전경/사진 제공=한화




국내 사모펀드(PEF)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화(000880)그룹과 손잡고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 한화에너지 호주 법인에 1400억 원 규모로 투자하고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협업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한화에너지는 승계를 가시화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분 50%를 확보한 핵심 계열사여서 투자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PE·산업은행·산은캐피탈 컨소시엄은 최근 한화에너지 호주 법인에 1억 5000만 호주 달러(약 1400억 원) 투자를 완료했다. 컨소시엄은신주 투자를 기준으로 한화에너지 호주 법인 지분 20%를 확보했다. 앞으로 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화에너지 호주 법인은 2018년 설립됐다. 현재 지붕형 태양광 및 배터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전력 사업을 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현지 신재생 에너지 시장 성장을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추후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시장, 에너지 플랫폼 서비스, 그린 수소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행한 ‘Greenpeace’s 2022 Green Electricity Guide’에서 호주 에너지 리테일 업체 중 상위 10개사에 꼽히기도 했다.



우리PE는 호주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라는 데 주목하고 한화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호주는 전력 비용이 비싸고 국토가 넓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게 특징이다. 또 기후 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주거용 태양광 보급율 25%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태양광 보급률이다. 최근엔 주거용 태양광 인프라를 활용한 가상 발전소 사업이 도입되고 있다.

우리PE는 한화그룹과의 첫 딜을 계기로 신재생 에너지 동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가 호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후속 투자가 뒤따를 전망이다. 에너지 뿐만 아니라 방산 사업 등 한화그룹의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협업이 기대된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 지분 9.57%를 보유하면서 이를 통해 나머지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그룹의 주요 사업을 김동관 부회장에 넘기는 한편,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비주력 사업 매각이나 투자 유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는 30년가까이 한화에너지 등의 재무를 담당해온 정원영 한화에너지 재경부문장(전무)가 맡았다. 그는 최근 한화에너지·에이치솔루션 합병 작업을 실무에서 총지휘했고, 한화임팩트 감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김경우 우리PE 대표는 “한화에너지 호주법인은 한화그룹의 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앞으로 친환경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우리PE는 이달 PEF 약정총액 90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운용사다. 2021년 말 38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35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2개를 조성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앞서 크래프톤, 직방, 포커스미디어코리아 등에 투자했다.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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