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에 총력을 기울이던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성과를 내지 못하자 책임자들을 대거 처벌하고 있다. 3연임을 앞둔 시진핑의 권위를 강화하고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 차이신 등은 26일 광둥성 선전 소재 라이온펀드의 당 서기 겸 총책임자인 아오청원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오청원은 광둥성 선전시 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범죄 혐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라이언 펀드는 2003년 12월 설립됐으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승인을 받은 국가 공적자금관리회사 중 하나로 운용 자금은 수조원대에 달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018년 말 3억8000만위안(약 760억원)에 불과했던 운용 자금이 2019년 말 66억9700만위안(약 1조3300억원), 2021년 말 327억7600만위안(약 6조5200억원)으로 급증했다. 운용자금 대부분은 중국 국가 반도체 산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라이온펀드의 당기순이익은 1억2800만위안(약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3% 감소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당국은 국가 반도체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일명 대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화신투자관리의 류양 총경리, 두양 전 총감, 양정판 부총경리 등을 조사 중이며, 일각에서는 중국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현직 장관인 샤오야칭 공업정보화부장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얘기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30% 수준인 자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최근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양쪽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