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를 줄이는 법, 수입을 늘리는 법, 투자를 시작하는 법, 조기 은퇴하는 법. 넷플릭스가 돈 문제로 고민 중인 4인과 4명의 재무 코치를 연결해 1년간 개인 코칭을 해준뒤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 '돈, 돈, 돈을 아십니까?'(Get Smart with Money, 2022)는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대부분은 실천하지 않는 기초적인 자산 관리법에 대해 알려준 뒤 실제 변화해가는 이들의 모습을 팔로업해 90분간 보여준다.
먼저 다양한 돈 문제로 고민이 많은 4명의 사연이 나열된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사는 린지는 어릴 적 꿈이 확실히 있었고 35살 쯤에는 유명한 브랜드 디자이너가 돼 있을 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의 현실은 빚이 많은 비정규 서비스직 노동자다. 월급은 그대로 빠져나가고 빚은 계속 늘어난다. 그런 린지에게는 재무 코치 폴라 팬트 어포트애니싱닷컴 대표가 붙는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출하는 분야인 주거, 교통, 음식에서 줄여나가면 절약하는 돈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빈민가 출신 미식축구 선수로 촉망받던 테이버는 한 때 큰 돈을 벌었던 적도 있지만 현재는 부상을 입고 방출된 후보 신세다. 버는 돈은 0원. 남은 돈은 꽤 있지만 앞으로 가족들을 어떻게 먹여살려야 할 지 막막하다는 사연이 이어진다. 그에게는 로스 맥 매코노믹스 진행자가 다가와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코칭한다.
세 자녀를 키우는 아리아나는 늘 돈 쓸 일이 많다.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도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힘들었으니까 이 정도는 써도 돼'라며 쇼핑 앱을 늘 끼고 산다고. 그에게는 유치원 교사 출신으로 30살에 30만 달러(4억 원)의 빚을 졌다가 모두 청산한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 티퍼니 알리체가 등장한다.
그는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 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며 '필요한가(needs), 사랑하는 건가(loves), 기호에 관한 일인가(likes), 원하는 건가(wants)'의 기준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필요한 것과 사랑하는 것에 가까울 수록 삶에 충실하다는 것이고, 기호와 원하는 것에 가깝다면 삶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 사연자는 킴 & 존 부부로, 남편 존이 코로나19를 겪으며 해고되면서 집안 일을 도맡게 됐다. 그러는 사이 부인 킴은 사업이 잘 돼 큰 돈을 벌게 됐다. 그러다보니 조기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10년 쯤 잘 준비해서 경제적 자유를 위한 준비를 하고싶다는 사연이다.
이들에게는 15살에 조기 은퇴에 대한 꿈을 꾸고 30살에 은퇴를 이뤄냈다는 '돈 콧수염' 씨가 나타난다. 그는 킴 & 존 부부에게 돈은 벌만큼 벌고 있으니 소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돈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곳을 체크하고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출을 줄여야 남는 돈이 생기고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4명의 개인이 4명의 재무 코치를 만나 재정건정성을 위한 예산안 짜기에 돌입한다. 3개월, 6개월, 9개월이 지날 수록 변화하는 개인들의 모습이 고무적이다. 린지는 자신의 예술적인 기질을 살려 공원에서 강아지 스케치를 해주고 강아지 돌보는 일이 필요할 때 자신을 찾아달라고 말한다. 자신이 재밌어하는 일과 살기 위해 했던 일이 겹치자, 린지는 용기를 내 식당 일을 그만둔다. 줄어든 수입을 보완하기 위해 토요일마다 아트 마켓을 열고 자신의 그림을 프린트 해서 팔았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돈이 생기는 방법을 찾아낸 것.
테이버는 주식 투자를 시작함과 동시에 미식축구라는 본업에도 다시 충실하기로 했다. 운동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 그는 훈련 캠프에 다시 복귀하기로 하고 다시 그라운드를 밟는다. 아리아나는 월급을 쪼개고 체계적으로 빚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빚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티퍼니는 신용카드 빚은 암덩이이므로 당장 잘라내야 하지만, 학자금 대출은 이율이 많이 낮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삶을 즐기는 데에도 포커스를 맞추라고 조언한다. 아리아나는 자신이 꿈꾸던 멕시코 여행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일을 시작한다.
다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여러 미국인들의 삶도 조명한다. 44%의 미국인 가구는 코로나19로 실직이나 임금 삭감을 경험했다거나 미국인 5명 중 1명은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돈 때문에 삶의 모든 면이 영향을 받지만 이를 제대로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돈으로 물건을 사는 것 뿐만 아니라 돈으로 자유를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예산 수립, 저축, 신용, 부채, 돈 버는 방법 등 기초에 집중하는 다큐멘터리다. 어떤 이는 "5년 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묻는다. 언뜻 불가능해보이는 대답이 나오지만, 가능하다는 피드백이 돌아온다. 다만 백만장자는 어느 날 갑자기 되지 않고. 10달러 짜리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서 성을 만드는 것이란 교훈을 준다.
◆시식평 - ‘꿀 맛’같은 조언들이 쏟아진다. 메모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