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의 베트남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현지 진출 24년 만의 성과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글로벌 버거 브랜드와의 현지 경쟁에서 일찌감치 이긴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 안착 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 라오스 등 베트남 이웃국에서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이 ‘탈중국, 동남아 공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찌감치 동남아에 진출한 롯데리아가 엔데믹을 기점으로 확연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현지 대중에 ‘롯데’ 브랜드를 알리는 접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분위기다.
28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부 직원들은 요즘 베트남 출장이 잦아졌다. 코로나 기간 주춤했던 베트남 롯데리아의 매출액이 올 들어 엔데믹 이후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점포 리뉴얼, 광고 강화 등 챙길 업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베트남 현지 법인 직원들도 시장 조사를 통해 메뉴 다양화 및 품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데 여념이 없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도 올 들어 두 차례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지 실적 상승세와 궤를 같이 한다. 올해 롯데리아가 베트남에서 올린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현지에 진출한 1998년 이후 24년 만이다. 2019년 매출액 917억원으로 1000억 원 문턱까지 갔던 롯데리아 베트남 매출액은 코로나 여파로 2021년 594억 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현지 버거 소비가 늘면서 올해 매출 1000억 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리아는 베트남에서 27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데 모두 직영점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엔데믹을 호재로 보고 베트남에서 노후 매장 리뉴얼, 치킨 버거 메뉴 개선, 현지 가수를 기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올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주의 국가에서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다른 기업 대비 일찌감치 베트남에 터전을 마련했다. 특히 롯데리아는 다른 계열사인 롯데마트(2008년 진출), 백화점(2014년)보다 먼저 진출해 베트남 진출의 초석을 닦았다. 그 결과 맥도날드, 버거킹, KFC등 다른 외국계 프랜차이즈를 제치고 베트남 1위 패스트푸드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기간 부진하기도 했지만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지속적으로 현지 투자에 나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 베트남에서 롯데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리아가 깃발을 꽂은 곳은 베트남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몽골에서도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3년 첫 진출한 미얀마의 매장수는 현재 40개까지 늘어났고 지난달 라오스에서는 5호점을 오픈했다. 새우버거 등 국내 매장에서 운영 중인 메뉴를 현지화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롯데리아는 해외 진출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서 직영점 외 가맹점까지 확대해 2027년까지 매장 300개·매출 16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진출 국가도 더욱 늘린다. 롯데 GRS 관계자는 “내년 네팔을 포함해 2027년까지 신규 3개국에 추가로 매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