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에서 배추 김치가 사라지고 있다.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다가 매달 배추 가격이 오르며 물량도, 예산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29일 aT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배추 10㎏ 가격은 2만5860원으로 전년 동기(1만1636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전달 과 비교해도 24%가 비싸졌다.
배추 가격은 지난 여름 작황 부진에 태풍 피해까지 덮치며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등지에서 나오는 고랭지 배추 작황이 날씨에 직격탄을 맞았고, 출하량이 줄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포장 김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국내 포장 김치 1위 대상(001680)과 CJ제일제당(097950)은 연초 이어 이달 다시 재인상을 결정했다. 수급도 불안정하다. ‘김포족(김장을 포기한 고객)’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포장 김치를 사들이며 대부분의 배추 김치 제품이 일시 품절을 반복하고 있다. 대상이 자사몰에서 판매하는 포기 김치와 파 김치, 갓김치는 일시 품절 상태다. 포장 김치 수요가 급증하자 포장 김치 제조사들은 물량 제한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배추 김치 대신 다른 대체 음식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아삭한 식감이 비슷하고 유산균이 풍부한 양배추 김치나 석박지, 열무 김치, 장아찌, 깻잎 절임, 무말랭이, 간장 절임 고추 등 절임류, 오이 김치, 단무지 무침 등으로 김치를 대신하고 있다.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학교에서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 열무 김치, 콩나물 무침, 오이지, 생채 무침 등을 급식표에 넣고 있다.
정부는 서둘러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향후 비축할 물량과 기존 보유 물량을 더해 총 3000톤을 내달 초까지 즉시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출 김치용 배추 600톤의 수입 시기를 이달 중으로 앞당겼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중순 이후에는 가을 배추가 시중에 풀리는 만큼 수급과 가격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보니 예전보다 미리 물량을 확보해 절임 배추로 수급을 맞추는 상황”이라며 “이달부터는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아 2~3개월 뒤 수확 물량이 확보된다면 배추 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