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 패닉 상황에 일본과 중국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즈키 준이치 일본 재무상이 전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에서 기자들을 만나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면서도 “투기로 인해 조작된 환율을 바로잡는 것은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환율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26일에도 “필요에 따라 대응을 하겠다”고 개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재무부와 일본은행이 22일 외환시장에 3조 엔(약 30조 원) 이상을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섰음에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4엔대에 머물자 구두 개입으로 환율 급반등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달러당 146엔에 육박하던 엔·달러 환율은 당국의 직접 개입 사실이 공개되며 142.36엔까지 떨어졌다가(엔화 가치 상승) 26일부터는 다시 144엔대로 되돌아갔다. 로이터통신은 “약 1조 3000억 달러의 일본 외환보유액 중 1355억 달러가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예금 형태로 예치돼 있어 외환시장 개입에 쉽게 사용될 수 있다”며 일본의 추가 개입 실탄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국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달러=7위안’을 넘으면서(위안화 가치 하락)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는 올해 들어 11% 넘게 떨어져 1994년 상하이 외환시장을 개장한 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28일 역내 시장에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2위안대를 넘어선 가운데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계속해서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것에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고 구두 경고에 나서는가 하면 위안화 값 방어를 위해 국영은행의 홍콩과 뉴욕·런던 등 지사에 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또 위안화 기준 환율을 결정할 때 당국이 직접 개입하는 ‘경기 대응 요소’를 2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하고 시중은행들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역내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달러 대비 7.0926위안까지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