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발란이 몸값을 대폭 낮추고 투자 유치 작업에 다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발란은 한때 8000억 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신생 기업)’ 도약을 노렸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에 벤처 투자 시장의 돈줄이 말라 신규 자금 조달이 계속 지연되자 눈높이를 대폭 낮춰 투자 업계의 관심을 회복하고 있다.
30일 벤처 투자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기업가치를 약 3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해 신한캐피탈이 100억 원가량의 신규 투자를 약정했다. 발란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최종 200억~3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발란은 상반기에 기업가치를 최대 8000억 원으로 책정하고 100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들이 과도한 몸값을 이유로 투자를 망설였다. 특히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최근 본격화해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수요가 급감하자 투자를 계획했던 기관들마저 추가 지분 확보에 난색을 표하면서 발란은 투자 유치 작업을 중단했다.
발란이 당초 기업가치의 절반 이하로 몸값을 낮추면서 신한캐피탈뿐 아니라 기존 투자자인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 등도 추가 베팅을 검토하고 있다. 발란의 한 기존 투자가는 “다올과 컴퍼니케이 등이 각각 50억~100억 원의 자금 투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 유치 작업이 10월에는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란이 기업가치를 3000억 원으로 평가하며 당초 목표를 수정한 것은 경쟁사인 머스트잇(4000억 원)과 트렌비(2800억 원)의 가치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발란의 이번 기업가치는 지난해 하반기 투자 유치 당시보다는 1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 상반기 거래액이 381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0% 급증한 점이나 회원 수가 225만 명으로 5배 이상 늘어난 점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란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판매 품목 다양화를 통해 올해 거래액 1조 원을 달성하는 한편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명품 유통 구조 혁신을 기치로 2015년 창업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발란은 유럽 현지의 명품 부티크(대규모 도매상)와 계약을 맺고 직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현지 소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발란 관계자는 “골프·테니스 등 프리미엄 스포츠용품 판매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효율적 마케팅과 재고관리 시스템 고도화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