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지난 5년간 접대비 명목으로만 1조 600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집계된 국내 은행·증권사의 접대비는 총 1조 6126억 6000만 원이었다. 은행이 7633억 4000만 원, 증권사가 8,493억 2000만 원이었다. 보험이나 카드 등 상호금융사까지 합칠 경우 금융권의 접대비가 2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접대비를 살펴보면 △2018년 1782억 8000만 원 △2019년 1872억 4000만 원 △2020년 1621억 6000만 원 △2021년 1600억 4000만 원 △올해 6월까지 756억 2000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경우 △2018년 1526억 6000만 원 △2019년 1759억 2000만 원 △2020년 1801억 원 △2021년 2115억 4000만 원이었으며 올해는 6월까지 1291억 원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 대부분이 고객의 대출 이자나 거래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접대비가 어떤 목적으로 집행됐는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은행·증권사 직원의 횡령 사건 등이 줄줄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접대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내부 통제가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금감원은 “은행연합회가 개별 은행 접대비와 관련해 별도 협회 규칙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접대비는 업무 추진비로 다양한 영업 과정에서 쓰이기 때문에 금융사 수익 창출을 위해 필요하다”며 “다만 최근 연이은 횡령 사고 등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있어 은행의 강력한 내부 통제와 금융당국의 점검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