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양기대 의원이 연루됐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스타항공에 채용된 사람들 중 야권 인사의 청탁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한 전 총리가 관련돼 있는 분은 (채용 과정에서) 70명 중 70등을 했다”며 “양 의원(과 관련된 인물)의 경우 132명 중 106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이 추천했다는 의혹이 있는 인물은 채용 과정에서 70명 중 42등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게 잘못된 자료라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문제를 삼으면 되고 제대로 된 자료라면 사과를 하셔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상직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전 이스타 대표이사) 김유상의 보좌관 시절 (그가 한) 7건의 추천은 그가 직접 한 게 아닌 것 같다”며 민주당 인사들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거명된 정치인들은 청탁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이 공개한 이스타항공 파일에는 지원자들의 출신 학교와 자격증 보유 여부, 비행 시간, 어학 능력, 경력 등과 필기와 실기, 면접, 인적성 검사 점수와 석차, 특이 사항이 기재돼 있다. 특히 ‘추천인’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는 민주당 출신 전직 총리와 민주당 현직 의원들의 이름과 여당 소속 현직 광역단체장의 이름이 적혀 있어 정치권의 채용 청탁 논란이 제기돼왔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부실한 것은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을 지낸 이상직 전 의원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양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취업 청탁을 한 적도 없고 청탁 대상자도 전혀 알지 못한다”며 “(윤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분명히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한편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개최하면서 남측 예술단 인사들이 방북 시 탔던 이스타항공 항공기의 보험과 관련해 “(항공기를) 리스해준 영국에서 (보험을) 허가해주지 않아 남북협력기금이 보증을 해줘 운항했다. 문제가 생겼다면 정말 큰일 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스타항공과 태국 현지 기업인 타이캐피털이 합작해 설립한 ‘타이이스타제트’의 배임 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이스타제트가 티켓을 팔아 71억 원을 본사에 송금해야 하는데 본사는 갚지 말라면서 대손상각(폐업·사망 등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청구권이 소멸돼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에서 발생한 손실)을 한다. 이는 배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