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단독]日대사 초치 朴8번·文15번·中대사는 盧11번·李7번…엇갈린 한중일

盧·李, 일본대사 초치 한 차례도 안 해

朴 들어 8차례 급증…文도 15번 초치

정권별 중국대사 초치는 점차 감소세

盧 11번으로 가장 많고 朴2번·文3번

외교부./연합뉴스외교부./연합뉴스




최근 20년간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한 횟수는 꾸준히 늘어난 반면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한 경우는 점차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03년 2월 출범한 참여정부부터 올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 기간 정권별로 주한 일본대사 초치 횟수는 꾸준히 우상향했지만 주한 중국대사 초치 횟수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우선 참여정부와 이명박(MB)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이후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4년 여의 임기 동안 주한 일본대사를 총 여덟 차례 초치했다. 초치 주체는 주로 외국과의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외교부 제1차관(7번)이었으며 2017년 1월 7일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부산 소녀상에 대한 일본 측 대응조치와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를 한 차례 초치했다. 이 밖에 박근혜 정부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및 일본 각료 참배 △일본 중고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해설서 개정 △초교 교과서 검정결과 및 외교청서 발표 △위안부 문제 등 주로 역사 문제를 사유로 일본대사를 초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주한 일본대사 초치 횟수가 5년간 15건으로 대폭 늘었다.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11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양국 갈등이 심화한 여파로 풀이된다. 초치 사유도 더 다양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우선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왜곡했다고 평가받는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와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결정 등 역사 문제로 일본대사를 불러들였다. 이에 더해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로 일본 정부의 주일 한국대사 초치 관련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강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상 한국 제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 등으로도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했다. 양국 과거사 갈등이 무역·안보 분야로까지 번지면서다.

관련기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대 초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먼저 확산하며 일본이 한국발(發) 출국자 입국을 제한, 외교부 1차관이 일본대사를 재차 불러들였다. 이 밖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의 비외교적 발언 등으로 일본대사를 초치한 사례가 있었다. 올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아직 일본대사를 초치한 사례가 없다.

반면 주한 중국대사 초치 건수는 △참여정부 11번 △MB 정부 7번 △박근혜 정부 2번 △문재인 정부 3번 △윤석열 정부 1번으로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일각에서 '진보 정권이 중국 눈치를 본다'며 비판하지만 한중 간 전반적인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중국대사를 가장 많이 불러들인 참여정부의 경우 △역사 문제 관련 4건 △탈북자 문제 관련 3건 △중국어선 불법 조업 관련 2건 △국군포로 문제 관련 2건 순이었다. 중국은 특히 참여정부 기간 고구려사 자국편입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역점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MB 정부에서는 중국어선 불법 조업 관련이 3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탈북자 문제 △국군포로 문제 △북한 연평도 포격 관련 △재외국민 보호 문제가 각 1건으로 집계돼 모두 7건으로 파악됐다. 이어진 박근혜 정부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중국어선 불법 조업 관련 각 한 차례로 총 두 번 초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침범으로만 세 차례 초치했으며,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15일 중국 국가박물관 특별전 관련 건으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한 차례 초치했다. 중국 국가박물관이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를 전시해 논란이 됐는데, 크게 보면 역사 문제 관련 건으로 중국대사를 불러들인 셈이다.

한편 같은 기간 정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으며 러시아의 경우 MB 정부 기간인 2010년 3월 9일 러시아 현지 한인 유학생 피습사건 관련으로 러시아대사를 한 차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7월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 진입 및 영공 침범 건으로 막심 볼코프 당시 주한 러시아대사대리를 초치한 바 있다.


박경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