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중국이나 세계에 도움이 될까? 아니다. 양쪽 모두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기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넘어 최소 10년, 길게는 종신 집권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황제 대관식’만을 남겨둔 그의 3연임이 결국 실패한 연임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기 집권 야욕이 권력의 부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진핑의 향후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중국 내에서 시 주석의 권력은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집권 초 ‘호랑이 사냥’으로 불리는 부패 고위 관료 사정 작업으로 일찌감치 정적들을 숙청한 시 주석은 덩샤오핑 이후 자리 잡은 중국의 정치 시스템을 모조리 무너뜨렸다. 정치국 상무위원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는 1인 지도체제로 전환됐고, 공산당 서기인 주석 대신 경제 분야를 총괄했던 국무원 총리의 권한도 사실상 시 주석이 틀어쥐었다. 5일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당헌(당장) 개정을 통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통치 철학을 ‘시진핑 사상’으로 명문화하고 마오 사상과 같은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세부 내용을 거론하지 않은 채 이번 당대회에서 당장 개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의 강력한 견제와 ‘제로 코로나’ 정책의 파장, 인구 감소에 따른 장기적 구조 변화로 지금껏 시 주석의 강력한 권력 기반이 됐던 중국 경제에는 적색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국제사회의 신냉전 구도 하에서 서방과의 갈등 고조로 외교적 고립도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진핑 3기 시대의 불안한 출발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