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디어 얻고 인재 뽑고…채용연계 '해커톤' 열풍

1인당 수천만원 채용 수수료 절약

실무능력도 검증 가능 일석이조

KT·마켓컬리 등 입사 혜택 부여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정보기술(IT)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연 대회인 ‘해커톤’으로 기업의 관심이 옮아오고 있다. 격해지는 채용 경쟁 탓에 사람 뽑는 비용이 높아진 탓이다. 또 어렵게 뽑아도 금세 이직하는 경우가 잦아 해커톤을 비롯해 인재가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업들의 채용 레이더가 뻗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IT 업계는 국내외 경제 여건 등으로 경영 전반에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지만 인재 채용에서 만큼은 여전히 고삐를 당기고 있다. 주요 IT기업의 인건비는 2분기에도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의 2분기 인건비는 4337억 원, 카카오는 4262억 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42% 늘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수록 되레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 높을 수 있다”며 “합리적인 비용으로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게 중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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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연봉 인상 릴레이를 펼친 직후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에 기업들로서는 채용 비용이 더욱 부담스럽다. 헤드헌팅 업체 프로매치 관계자는 “IT 업계 실적이 한창 올라갈 때는 그 힘으로 계속 연봉을 올려서 (인재를) 뽑아갔는데 위기가 닥치니까 필요해도 쉽게 뽑기 힘들어 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 많게는 연봉의 2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억 단위 연봉이 흔한 개발자 시장에서 우수 인력 한 명을 들이는 데 수천만원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기존 코딩·소프트웨어 제작 실력을 다투던 경연장인 해커톤을 인재 채용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해커톤을 활용하면 리크루팅 비용을 아끼는 것은 물론 코딩, 데이터 분석 등 실무 능력을 어떤 면에선 오히려 공채보다 면밀히 검증할 수 있다. 서울권의 한 AI대학원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해커톤의 원래 의미보다는 기업들이 괜찮은 인재 없나 보는 성격에 가깝다”며 “꼭 수상자들이 아니더라도 참가자들을 통해 인력 풀을 확보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마켓컬리사진제공=마켓컬리


최근에는 해커톤을 진행하며 채용과 연계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KT는 지난 6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대학생 대상 ‘네트워크 지능화를 위한 인공지능 해커톤’을 열고 수상한 6개 팀에 대해 채용 혜택을 부여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7월 연 해커톤에서 아예 당사가 당면한 과제를 문제로 내걸었다. 이례적으로 수상 팀만이 아니라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 최종 면접에 직행하는 권한을 줬다.

인재 유치 경쟁에 해커톤을 비롯 기업들의 채용 레이더는 학부·대학원 전방위로 뻗친다. 류석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장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너무 높다 보니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구글같은 회사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며 “교수들에게도 훌륭한 학생들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고 학교 졸업생들이 후배들과 간담회를 열거나 공동으로 인턴십을 만들어 회사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려고 시도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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