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력 메모리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설비투자액과 공장 가동률을 줄인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메모리 감산 계획에 관해 “현재로서는 (감산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의 언급은 미국 메모리 생산 회사 마이크론이 지난달 29일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 전망과 함께 내년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왔다.
마이크론은 7~9월 매출을 42억 5000만 달러(약 6조 860억 원)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매출인 60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 기존 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장비 구매 예산도 삭감해 2023 회계연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낸드 시장점유율 2위권 일본 기옥시아도 최근 메모리 생산을 30% 줄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의 발표는 경제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D램·낸드 시장 1위 삼성전자도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존 설비투자 계획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연이어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역시 지난달 회사 평택 캠퍼스에서 기자와 만나 “시장 등락에 의존하는 투자보다 꾸준한 투자가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인 투자 방향은 시황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부사장은 최근 업계에서 주목하는 ‘칩4 동맹’에 대해서는 “정부 간 논의 사안”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칩4 동맹은 미국이 주도해 한국과 일본·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협의체로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