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피해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소송에서 항소 취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방 접종 이후 어려움을 겪고 계신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0일 법원은 유가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코로나19 예방 접종 피해 보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 관련 소송에서 피해자가 이긴 첫 판결이었다. 질병관리청은 1심 판결에 대해 “이상 반응과 백신 접종 사이에 추가적인 소명이 필요하다”며 항소했다.
백 청장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복지위 의원들이 항소가 적절하지 않은 조치였다며 집중 질의해서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 청장에게 “누가 항소를 결정한 것이냐”고 따졌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역시 “질병관리청은 항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느냐”며 백 청장을 몰아세웠다. 의원들의 지적에 백 청장은 “관련부처와 잘 협의해 (백신 피해 보상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백 청장은 코로나19 백신 피해 보상 심사가 1년 가까이 미뤄진 것에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접종이 진행되다 보니 심사가 많이 지연됐다”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국정감사장에는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도 참석했다. 김두경 코로나19 백신피해협의회 회장은 “보상을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데 위로금을 지급하느냐”며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멀쩡했던 국민이 정부를 믿고 접종한 백신에 피해를 입었다면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겠느냐”며 “질병청장은 과학적 잣대만 들이밀지 말고 피해보상 심의기준 4-1(근거 불충분)과 4-2(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 사례도 모두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백 청장이 보유한 주식도 도마에 올랐다. 백 청장이 3332주(주식가치 약 4000만 원)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신테카바이오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00억 원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다. 백 청장은 2016년 비상장 상태던 신테카바이오 주식을 매입했고 청장 취임 이후에도 보유하다 지난 9월 1일 매각했다.
신 의원은 “백 청장의 주식 보유가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공정과 상식에 비추어 적절하느냐”며 “백 청장은 지난 8월 30일 복지위에 출석해 약속했던 지난 5년간 주식 매매 내역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