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플라이마' 직접 써본 IBD 권위자 "셀트리온 경쟁상대? 바이오시밀러 아냐"

[UEGW 2022]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최 세미나에 80여 명 몰려

세계 최초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처방경험 공유

프랑스 그르노블대학병원 교수, "고용량·상온보관 안전성 등이 장점"

니콜라스 매튜 교수가 9일 세미나에서 ‘유플라이마’ 처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안경진 기자니콜라스 매튜 교수가 9일 세미나에서 ‘유플라이마’ 처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안경진 기자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휴미라)과 가장 유사한 바이오시밀러입니다. 고농도 제품으로 약물 투여량이 적고 통증을 유발하는 시트르산염을 제거해 다른 바이오시밀러와 차별성이 큽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처방하다 보면 오리지널 제품보다 만족도가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



9일(현지시간) 유럽장질환학회(United European Gastroenterology Week·UEGW 2022)가 열리고 있는 오스트리아 메쎄 빈 컨벤션센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단독 홍보부스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세계 각국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80여 명이 몰렸다. UEGW는 유럽 내 48개 소화기질환 연관 학회가 최신 연구 동향과 학술 성과를 공유하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다.

◇ 글로벌 매출 ‘25조’ 휴미라와 바이오시밀러 8종 경쟁


이날 세미나에서는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IBD) 환자들에게 유플라이마를 활발하게 처방해 온 니콜라스 매튜(Nicolas Mathieu) 교수(프랑스 그르노블대학병원 소화기내과)가 실제 처방 경험을 공유했다. 유플라이마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해 작년 한해 동안만 207억 달러(약 25조 원)의 판매액을 기록한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저농도 바이오시밀러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구연산염)을 제거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18년 10월 휴미라의 물질특허 만료와 동시에 복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져 나왔다. 현재 유럽 시장에 공급되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유플라이마 외에도 임랄디(삼성바이오에피스)·암제비타(암젠)·하이리모즈(산도스)·훌리오(마일란)·아이다시오(프레지니우스카비)·암스파리티(화이자) 등 8종에 달한다. 유럽에서 IBD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들 입장에선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를 통틀어 선택지가 9가지로 늘어난 것이다.

9일 셀트리온헬스케어 단독 홍보부스에서 열린 세미나에 세계 각국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80여 명이 몰렸다. 안경진 기자9일 셀트리온헬스케어 단독 홍보부스에서 열린 세미나에 세계 각국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80여 명이 몰렸다. 안경진 기자



참석자들의 관심은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을 처방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에 쏠렸다. 매튜 교수는 '아달리무맙을 처방할 때 환자 관점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약물 투여 농도와 시트르산염 2가지 꼽았다.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과 크론병(Crohn's Disease)이 대표적이다. 종양괴사인자(TNF)-α부터 야누스키나제(JAK), 인터루킨(IL)-16, 23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적에 작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평생 동안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복약순응도가 중요한데, 순응도가 투여 시 발생하는 통증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셀트리온이 개발한 '유플라이마' 제품 사진. 사진 제공=셀트리온셀트리온이 개발한 '유플라이마' 제품 사진. 사진 제공=셀트리온


유럽의약품청(EMA) 허가사항에 따르면 아달리무맙 성분의 의약품을 처음 투여하는 환자의 시작용량(starting dose)은 160mg이다. 하지만 유럽 내 유통되는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 9종 중 고용량인 80mg 제품은 오리지널 개발사인 애브비와 셀트리온, 알보텍 3곳만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경우 치료를 시작할 때 2회 주사하면 되지만 40mg이 최대 용량인 나머지 제품들은 무려 4차례나 주사해야 한다. 매튜 교수는 "2주마다 주사제를 투여해야 하는 IBD 환자들은 생각보다 통증에 민감하다"며 "얼마 전 크론병으로 진단 받은 20대 여성 환자에게 투약 방법을 설명했더니 처음에 2번만 찔러도 되는 유플라이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상온에서 한달간 보존 가능…고농도·시트르산 제거 ‘삼박자’ 강점


임상의사들이 꼽는 유플라이마의 또다른 강점은 오리지널보다 긴 보존기간이다. 단백질 등 생물학적 제제가 주성분인 바이오의약품은 인체에 직접 주입해야 하기에 용법용량에 따른 사용 및 보관 절차가 까다롭다. 한 번 상온에 노출된 제품은 다시 냉장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의약품 상온(25℃) 보존가능 기간이 곧 제품의 사용 수명과 직결된다. EMA 허가 기준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의 상온 보존 가능 기간은 14일이다. 그에 비해 셀트리온을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 등이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3종은 25 이내의 상온에서 한달간 보관해도 제품의 효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매튜 교수는 "수년간 크론병을 앓아오다 유플라이마로 약물처방을 바꾼 20대 여성 환자가 2주 넘는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크론병의 경우 상온 보존 가능기간이 환자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농도 제품에 시트르산염을 제거해 통증을 줄이고 한달간 상온 보존이 가능한 장점을 모두 갖춘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은 유플라이마가 유일하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에선 비교할 만한 상대가 없다"고 덧붙였다.

◇ 후발주자 ‘유플라이마’ 유럽서 안정적 성장세…'상호교환성' 지위 노려


셀트리온은 지난 2021년 2월 EMA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가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대한 유플라이마의 판매허가를 받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순차적으로 발매하고 있다. 경쟁제품들과 비교하면 시장 진입이 늦었던 셈이다. 하지만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헛점을 노린 연구개발(R&D) 전략이 적중하면서 처방 경험이 쌓일수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및 유럽 규제기관으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와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임상에서 상호교환성이 확인되면 의사 개입 없이 약국에서 휴미라 대신 유플라이마를 처방할 수 있다. 휴미라를 투약하던 환자들이 치료 도중에 유플라이마를 처방받는 것도 가능하다.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확보하면 점유율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유플라이마가 유럽에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7월 미국 판매를 목표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빈(오스트리아)=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빈(오스트리아)=안경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