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4C 덫에 걸린 K반도체

◆Consumption

인플레에 메모리 수요 위축

◆China

미중 패권전쟁 격화에 불똥

◆Competition

인텔·마이크론 등 공격 투자

◆Congress

국회는 '육성 법안' 통과 미적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반도체 산업이 ‘4C’의 덫에 걸려 성장을 멈출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패권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는 와중에도 국회는 업계에서 염원하는 반도체 육성 법안 통과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반도체 시장에 드리운 위기는 △소비(Consumption) 둔화 △글로벌 경쟁(Competition) 심화 △미국의 중국(China) 반도체 제재 △국회(Congress)의 미흡한 지원 등 ‘4C’로 압축된다.



우선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 위축이 국내 반도체 업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약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공급망 마비와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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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75%나 감소한 10조 8000억 원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고수했던 삼성전자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 TSMC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는 물론 연간 매출까지 선두를 빼앗길 위기에 맞닥뜨렸다.

미중 간 치열한 패권 다툼의 불똥이 한국 반도체 사업에도 튀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달 7일(현지 시간)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중국에 공장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은 미국 정부와의 공조로 당장은 설비투자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심화할수록 양사의 위기 요인이 상당히 커진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이 가운데 미국은 정부의 화끈한 지원 정책에 힘입어 인텔·마이크론테크놀로지·IBM 등이 수십조 원 단위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한국 반도체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IT 시장이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반도체 경쟁력 사수를 위한 법안 통과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속도”라며 “다른 국가들보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빨리 가야 하는데 법안 처리가 늦을수록 속도가 느려진다”고 강조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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