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노벨상 버냉키 "유럽 재정 위기와 신흥국 자본 유출 주시해야"

"금융이 주범 아니더라도 금융 악화가 문제 더 심화시킬 수 있어"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재정적 압박과 환율 변동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불안정성을 정책 결정자들이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그의 금융위기 연구를 통해 주목해야 할 사안이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서 전쟁 및 환율 리스크 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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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럽의 경우 분명히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단절로 인해 오는 많은 재정적 압박이 있을 것이며, 또한 신흥 시장은 강달러로 인한 자본 유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금융상황 자체가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상황이 악화되면 문제는 심화될수 있기 때문에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 목표가 중기 목표라는 것"이라며 "그것은 6개월 이내에 충족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연준으로 진로를 튼 2002년까지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장 등을 지낸 통화정책 전문가다. 대공황을 집중 연구한 공황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노벨위원회는 앞서 “1930년대 대공황을 분석한 버냉키의 연구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 붕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전날 밤 휴대전화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면서 "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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